1980년대 새마을 지도자를 시작으로 이장직을 역임했고, 지금은 노인회장 2기 연임 중인 김한철 어르신은 몸은 예전 같지 않다 말하면서도 마을 일이라면 여전히 가장 먼저 마음이 움직인다. 요즘 같은 시기는 본래 한철 어르신에게 가장 바쁜 계절이다. 고사리와 두릅이 올라오는 수확철이기 때문이다.
예년 같으면 산을 오르내리며 직접 나물을 거두고, 수확한 두릅을 서울로 보내거나 로컬푸드 매장에 내놓느라 분주했을 터다. “이맘때면 산에 있어야 하는데, 올해는 좀 쉬어야지. 얼마 전에 넘어졌는데 손을 다쳐서 어쩔 수가 없네.” 비록 손은 쉬고 있지만 그의 발걸음까지 멈춘 것은 아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노인일자리사업 모니터링을 맡아 구이면 곳곳을 오가고 있다. 안덕리와 개곡리, 백계리까지 이어지는 길은 왕복 10km가 넘지만 이틀에 한 번씩 꾸준히 길을 나선다. “그냥 일하는 게 아니라 자주 얼굴 보기 힘든 이웃들 만나러 간다고 생각해.
너무 자주 가면 또 반가운 맛이 없고, 이틀에 한 번씩 얼굴 보면 그게 그렇게 재밌어.” 짧은 안부 인사와 차 한 잔 사이에 오가는 이야기들. 그 소소한 만남이 하루를 채우는 가장 큰 기쁨이다.
때로는 이동이 힘들고,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기도 하지만 사람을 만나는 일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일도 줄이고 몸도 챙겨야 할 나이긴 한데, 이렇게 다니면서 사람 사는 얘기 듣는 게 제일 좋지. 장단점 없는 일이 어디 있어. 그저 웃으며 지내는 게 남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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