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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26.05.08

굽이굽이 계곡 끝 구이면 장파마을

장파마을 이난옥 부녀회장

누가 알았겠어요, 지금까지도 이렇게 좋을 줄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26.05.08 16:53 조회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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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이 짙어가는 5월의 장파마을을 거닐다 이난옥(69) 부녀회장을 만났다. 마을 어르신들에겐 든든한 딸 같고, 근방에 모여 사는 귀촌인과 예술인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잇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인싸’라는 별명에 걸맞게 난옥 씨는 환한 얼굴로 객을 이끌며 마을 구경을 시켜주었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워 늘 웃음을 달고 사는 이난옥 부녀회장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워 늘 웃음을 달고 사는 이난옥 부녀회장

난옥 씨가 장파마을에 자리 잡게 된 계기는 조금 특별하다. 20여 년 전, 우연히 안덕마을을 찾았던 일이 시작이었다. 그곳에서 일한다는 지인의 권유로 한증막에 들렀다가 마신 공기 한 모금, 창밖의 녹음 우거진 풍경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안덕마을과 인연을 맺은 뒤, 바로 아래에 있는 장파마을에 빈집을 찾아 지금의 터전을 꾸렸다. “지금 집이 산 바로 아랫집이라 다들 혼자서 거기 어떻게 사냐고 그랬어요. 그런데 나는 이 집을 딱 본 순간 ‘여기가 아니면 안되겠구나’ 싶더라고.

그날 밤 자기 전에 ‘하느님 내가 겁 먹는 일이 없도록, 아무 일도 없도록 해주세요.’라고 빌었는데, 정말로 아무 일도 없이 너무나 개운하게 잘 잔 거예요.” 전주에 살던 시절엔 늘 몸이 좋지 않아 약을 달고 살았지만, 이곳에 정착한 뒤로는 거짓말처럼 건강을 되찾았다.

든든한 반려견 루
든든한 반려견 루

몸이 가벼워지자 삶의 방향도 달라졌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함께 무언가를 나누는 일이 무엇보다 즐거워졌다. 3년째 부녀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누구보다 먼저 챙긴다. 반찬 나눔 봉사가 있는 날이면 재료 준비부터 조리까지 도맡고, 마을 행사가 열리면 새벽부터 밤까지 현장을 지킨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그의 표정이 늘 밝은 이유는 분명했다. 일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기 때문이다. 구이면 새마을부녀회 임원이라 일주일에 서너 번 이상 회의와 각종 봉사활동에 참여하는데, 틈틈이 배움의 시간도 놓치지 않는다.

짬을 내 들른 집 근처 한 도예가의 작업실
짬을 내 들른 집 근처 한 도예가의 작업실

특히 난타와 고고장구 같은 활동은 난옥 씨에게 활력을 더해주는 소중한 취미다. 가끔은 이웃들과 즉석에서 음식을 나누며 보내는 소소한 시간도 빼놓을 수 없다. 닭을 삶고, 떡볶이를 나누고, 기타 소리에 맞춰 웃음이 오가는 풍경. 그 속에서 난옥 씨는 오늘도 사람들과 함께 사는 기쁨을 쌓아간다.

“첫눈에 반한 이곳이 지금까지도 이렇게 좋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지금은 여기 사는 게 제일 좋아요. 사람들하고 재미있게, 오래 이렇게 살고 싶어요.”

현장 사진

장파마을 이난옥 부녀회장 사진 1 장파마을 이난옥 부녀회장 사진 2 장파마을 이난옥 부녀회장 사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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