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앗이 칼럼

  • 이달 완두콩
  • 품앗이 칼럼
  • 지난 완두콩

품앗이 칼럼

> 시골매거진 > 품앗이 칼럼

[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장수풍뎅이와 굼벵이2023-05-15

[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장수풍뎅이와 굼벵이

[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장수풍뎅이와 굼벵이

장수풍뎅이와 굼벵이



주변에는 봄맞이하는 다양한 야생의 꽃과 대표적으로 봄을 장식하는 산수유, 벚꽃이 만발하기 시작하였다. 여기저기 SNS에서는 매년 반복되지만 봄 소식을 올리는 사진들이나 풍경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봄이 온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2~3년 제대로 구경하지 못한 것을 한을 풀 듯이 군락지를 찾아 여행을 다니고 있는 것 같다. 아침 방송에도 거의 매일 유명세를 탄 군락지에는 교통체증으로 오도가도 못한 사연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올해의 봄은 유난스럽기까지 하다.


경칩을 지날 즈음에는 꽃샘추위를 무시한 개구리들이 일찍 나와 고생(?)하는 모습을 보기도 하였고, 따뜻한 웅덩이에는 산개구리들이 벌써 알을 낳아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광경도 종종 보기도 한다.

우리는 아름다운 모습만 보고 좋아한다. 그 과정에서 보이는 어려운 일들이나 약간은 혐오(?)스런 모습을 고려해 주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장수풍뎅이는 성충일 때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장수라는 단어가 걸맞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어 한번은 집에서 길러 보고 싶어한다. 반짝거리는 날개며, 위풍당당한 뿔의 모습이며, 힘차게 소리를 내며 나는 모습 등은 감탄을 자연스럽게 뱉을 수밖에 없다


이런 모습을 보기 위해,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자녀가 있는 집에서는 우리집도 그랬지만 주변에서 키우는 집들이 많았다. 너무 많이 번식을 해서 일부는 자연으로, 일부는 다른 가정에 분양을 해 주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장수풍뎅이의 멋진 성충의 모습을 보려면 중간에 거쳐야 하는 굼벵이를 보고는 기겁을 한다. 손가락 굵기만한 굼벵이들이 득실득실한 상자 안에서 움직인다고 상상을 해 보라. 그것도 자라면서 환경을 바꾸어 주어야 하니 한번 정도는 뒤엎어 새로운 먹이 구조를 만들어 주어야 하는 과정을 겪어야 하는데 이 시기가 쉽지 않다. 손으로 옮겨야 하고 그 모습을 눈으로 보아야 하니 쉽지 않은 과정이다.


대개의 곤충이 중간의 모습은 성충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 다른 외양을 갖추고 세상에서 생활을 한다. 아름답고 위풍당당한 모습을 위한 과정이 있는 것이다. 멋진 모습으로 가는 과정이고 외향에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다.


애벌레로 성충의 다양한 모습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지속적으로 관찰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그 과정이 있기에 성충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이나 다양한 생활에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어렵고 힘들고 궂은일을 해야 하는데 이를 건너 뛰고 결과에만 눈을 돌리지 않는지 반성이 된다다윈의 책에 이런 글귀가 있다고 한다. ‘인간은 눈에 보이는 외부 형질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자연은 외양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이근석은 귀촌해서 고산 성재리 화전마을에 살고 있다. 전북의제21 사무처장을 거쳐 지금은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이전글
[유송이의 술과 함께 열두 달 16] 할머니와 술
다음글
[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34] 청명(淸明)에는 씨를 뿌려야해
코멘트 작성 ※ 최대 입력 글자 수 한글 120자 (255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