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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에 간 박군들<4>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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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준이의 네팔이야기 마지막


아빠가 항상 함께 가고 싶다고 했던 랑탕

 

홈스테이가 끝나고 우리는 랑탕 트레킹을 준비했다. 아빠는 랑탕은 계곡이 있어 풍경이 좋을 거라고 하셨다. 6시간쯤 버스를 타고 샤부르베시로 갔다. 샤부르베시는 랑탕에서는 좀 큰 마을이다. 그 마을 호텔 주인 같은 아줌마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우리는 친해졌다. 페이스북 이름을 공유했다. 아줌마의 가족인 할머니는 나를 바부라고 부르셨다. 할머니는 난로 주변에 앉아 양털로 실을 만들고 계셨다. 동화의 한 장면 같았다.


 

 영준군이 랑탕거리에서 상점들을 구경하고 있다.


영준아 일어나봐. 밖에 눈이 와.”

아빠의 말이 들렸다 나는 깜짝 놀랐다. 이런 곳에 눈이 온다는 건 10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호텔 밖은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난리가 났다. 하지만 눈은 점점 그치고 있었다. 다행이다. 이제 본격적인 랑탕 트레킹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2년 전 아빠는 랑탕에서 나와 다시 오겠다고 스스로 약속 했다고 한다. 나는 아빠가 드디어 그 꿈을 이루었네하고 생각했다. 아빠가 산과 약속할 정도면 이산은 엄청나게 대단한 산이다. 그래서 안나푸르나보다 더 기대가 되었다.

중반쯤 오자 푸른 계곡이 보였다. 나는 입이 턱! 벌어졌다. 계곡 색깔이 하늘색, 민트, 파랑이 합쳐진 수채화로 색칠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크릴 물감 같은 느낌의 나무도 엄청 아름다웠다. 감탄도 잠시, 이제는 산을 올라가는데 집중해야 한다.


 


-

새벽이었다. 오줌이 마려워 잠시 밖으로 나왔다. 하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갑자기 아빠가 한 말이 생각났다

여기는 별이 예뻐서 너도 반할거야

정말 난 반했다 하늘이 온통 별로 가득 찬 것 이었다. 나는 더 보고 싶었지만 너무 졸려서 그냥 들어갔다.


 

-

영준아 일어나

아빠가 나를 일으켰다

요즘 왜 이렇게 잠을 잘자지? 아 아빠 어제 별 진짜 예뻤어!”

나의 호들갑에 아빠가 웃었다.

등산을 시작했다.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높이 2600m에 도착했다. 숨이 막힐 줄 알았는데 숨이 잘 쉬어졌다. 성공했어!

트래킹 9시간째. 우리는 충격을 받았다. 옆 산 산사태로 나무가 한쪽으로 쏠려 있는 것이었다.

한시간을 더 걸어 만난 랑탕마을 모습도 충격이었다. 거칠거칠한 돌이 마을이 있었던 곳을 한꺼번에 무너뜨린 것이다. 아빠는 돌들이 쌓여있는 그곳이 다 마을이었다고 설명해줬다.

마을에 있는 호텔로 들어갔다. 난로를 쬐며 쉬다보니 우리가 11시간을 걸었다는 걸 알았다.

내 몸이 이 여정을 버틴다는 것이 놀라웠다.



-

정상이 눈앞이다. 나는 심장이 계속 쿵쾅 쿵쾅 거렸다. 이제 시작이다. 정상으로 한걸음 더 올라간다. 나는 나에게 응원의 말을 보낸다. ‘할 수 있어, 영준아!’

올라가는데 아빠가 말했다. 그만 하자고. 나는 깜짝 놀랐다.

아빠가 그런 말을 하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길이 너무 가파르니 그만 하자는 이야기였다.

사실 눈이 와서 그런지 길이 너무 가파르다. 높이를 보니 4099m. 내 최고기록이다.

괜찮아, 이정도면 됐어. 영준아

난 나 자신에게 응원을 보냈다. 괜찮다, 괜찮아, 잘한거야.

우리는 결국 하산했다. 하산하는데 아빠가 갑자기 울었다.

영준이와 같이 와서 너무 기쁘다.”

감동이었다. 하산을 하고 우리는 저녁을 먹고 바로 잠을 잤다 너무 피곤해서 그런지 바로 잠에 들었다.


-

안녕 네팔. 그리고 나의 모든 친구들이여.

카투만두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도착하기 전에는 드디어 집에 간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아니다.

이곳을 떠난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비행기가 출발하고 나는 창문만 바라봤다. 거의 10분 동안이나.

이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나려고 한다. 나는 네팔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보석 같이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추억을 쌓아 가면서 여행을 하는 멋지고 자랑스러운 사람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네팔이야기를 내 기억 속에 하나도 남김없이 다 저장 해둘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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