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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시장, 현대와의 조우] 거복상회건강원 2019-01-09

[삼례시장, 현대와의 조우] 거복상회건강원

[삼례시장, 현대와의 조우]거복상회건강원

 

거대한 복이 들어오는 건강원

 

배즙 철 지나고 지금은 양파즙시즌

막내아들 가업 이으면 3대가게 탄생


이청재(60)·서순임(52) 부부는 30여 년째 삼례시장에서 거복상회건강원을 운영하고 있다. 거복상회의 역사를 훑으려면 이청재 씨의 아버지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원래 아버지가 약초집을 하셨는데 잘 됐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건강원을 차리시게 된 거죠. 그 이름이 거복상회였어요. 거대한 복이 들어오라는 의미로 지으셨대요.”

20대였던 청재 씨는 일을 하며 부산에 머무르던 중 아버지의 연락 한 통을 받았다. 고향으로 와 건강원 일을 해보라는 제안이었다.

어릴 적부터 약재 냄새를 맡고 자랐죠. 아버지 연락받고 고향으로 와 건강원 일을 본격적으로 배웠어요.”

임실 운암이 고향인 순임 씨는 삼례로 시집와 청재 씨와 함께 건강원 일을 시작했다.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이었다. 전국에서 가져온 좋은 생약초와 고객들이 가져온 약초를 함께 넣어 달이는 일을 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그땐 장사가 진짜 잘 됐어요. 바빠서 밥 못 먹을 때도 많았거든요. 건강원 일이 힘들어요. 거의 중노동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요새는 전반적으로 경기도 안 좋아서인지 장사가 안 되네요.”

부부에겐 두 명의 아들과 한 명의 딸이 있다. 청재 씨가 어릴 적 약재 냄새를 맡고 자란 것처럼 부부의 자녀들도 약재 냄새를 맡으며 자랐다. 시장이 아이들을 키운 셈이다.

건강원이 한창 바쁠 때는 아이들이 어렸잖아요. 젊은 우리는 일을 하고 시아버지는 손주를 등에 업고 시장을 돌아다니셨어요. 아이들에게 시장이 놀이터였죠. 그때만 해도 아이들 또래가 많이 있었어요. 지금은 어린 아이들이 시장에 거의 없죠.”

건강원이 제일 바쁠 때는 과일이 나오는 9월께. 배즙을 짜느라 한창 바쁘던 게 한 차례 지나갔고 이제는 양파즙으로 바빠질 시기이다.

막내가 스물일곱 살인데 이 건강원을 이어보고 싶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하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아직 어리니까. 요새 사회가 취업이 힘들기도 하고 또 엄마아빠가 같이 건강원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나 봐요.”

부부의 뒤를 이어 막내아들이 가게를 잇게 된다면 3대째다. 할아버지가 시작해 아버지가 맡고 그리고 아들로 이어지는 그림. 이것이야말로 거복상회가 갖게 되는 거대한 복이 아닐까.

여름에는 더운데 겨울은 그나마 일하기 괜찮아요. 우리는 건강원 일을 하면서 우리 선택을 후회한 적 없어요. 이게 우리 일이라고 생각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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