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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에서 노는 법] 문화공연 오지마을에 ‘즐거운 시간’ 선물2018-10-01

[완주에서 노는 법] 문화공연 오지마을에  ‘즐거운 시간’ 선물

[완주에서 노는 법] 문화공연 오지마을에  ‘즐거운 시간’ 선물

완주군 구석구석콘서트


서쪽숲협동조합 6개 마을 찾아가
음악-연극 펼치며 주민들과 놀아






“오늘 공연은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닙니다. 사랑에 속고 돈에 우는 스토~오리! 연극 이수일과 심수~운애 시작합니다.”
조용한 산골마을이 북적거린다. 그것도 저녁 7시. 여느 농촌마을이라면 저녁 먹고 난 후 한숨 돌릴 이 시간. 어떤 재미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지난 20일 경천면 요동마을에서 구석구석하우스콘서트가 열렸다. ‘완주군 주민문화충족을 위한 야외공연사업’의 일환으로 서쪽숲협동조합이 주관한 이 콘서트는 9월 한 달 동안 완주 6개 마을에서 진행됐다.


프로그램 기획자 정상현 씨는 “일상적 문화예술 향유 접근성이 떨어지는 마을단위 지역에 적극적으로 찾아가 문화예술 공연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서와 구이는 전주와 가까워 문화예술 접근성이 용이한데 완주 북부지역은 공연을 보러가기도 힘들고 또 보고 집으로 오기도 힘들잖아요.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은 더 힘들고요. 그래서 그분들이 계신 오지로 직접 찾아가 생전 보기 힘든 문화공연을 하고 싶었어요.”



고산 우리동네합창단이 1부 공연을 하고 있다.



공연은 보통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되는데 밴드, 합창단과 같은 음악공연이나 연극 등의 문화예술 공연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날 요동마을에서는 고산우리동네중창단의 합창 공연과 연극 이수일과 심순애가 진행됐다.


공연에 먹거리가 빠지면 쓰나. 관객들은 너도나도 손에 접시를 들고 연신 무언가를 먹고 있었다. 고산 공유식당 ‘모여라 땡땡땡’에서 준비한 요깃거리로 고기김치김밥, 부추야채전, 크림치즈와 복숭아잼을 얹은 카나페, LA찹쌀떡으로 종류가 다양했다. 음료로는 구기자차와 요플레가 준비되었다.



이수일 역을 맡은 이종화 씨가 열연을 벌이고 있다.



연극에서 이수일 역을 맡은 이종화(33) 씨는 “연극 이수일과 심순애는 일제강점기 전후 남녀의 사랑이야기인데 어르신들의 정서와 잘 맞아 마을 공연에 적합하다”며 “동네 분들이 호응도 잘 해주시고 박수도 많이 쳐주셔서 즐겁게 공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극은 배우와 관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
“순애야 바짓가랑이 당기지마라. 00세탁소에서 비싸게 주고 한 바지다.”
눈물 섞인 이별을 앞두고 폭소를 터뜨리게 하는 이수일의 한 마디에 관객석에서 맞받아친다.
“우리 집 세탁소해. 우리 집으로 갖고 와.”
“그려 그려 저 집에 맡겨.”
관객의 추임새가 극의 묘미를 더했다. 이내 웃음바다가 된다. 절정에 치달을수록 관객들의 극에 대한 몰입도 배가됐다. 마치 자신이 이수일과 심순애인 듯. 



공연에 집중하고 있는 요동마을 주민들.



요동마을 주민 임순덕 (82)씨는 “연극도 잘 허고 노래도 잘 허네”라며 “한 번 더 했으면 좋겄어”를 연신 강조했다.
김종인(59) 씨는 “동네사람들과 잘 봤다”며 “이렇게 좋아하는데 절기마다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을 하면 많게는 50명, 적게는 20~30명 정도 모인다. 어느 마을에서나 공연이 끝나면 어르신들은 약속이나 한 듯 내년에 또 오냐고 물으신다. 또 보고 싶다고. 정상현 씨는 그럴 때마다 이렇게 말한다. “네. 여기계신 모두가 민원을 넣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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