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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의 집 사람들] 중국에서 온 김용구 씨2017-06-07

[귀농인의 집 사람들] 중국에서 온 김용구 씨

중국에서 온 김용구 씨

잘 나가는 북경 헤어숍 접고 "인생 2막은 곤충 농부"




김용구(46)씨는 귀농인의집 입주자 중 가장 먼 곳에서 왔다. 중국 북경에서 그야말로 물 건너 산 넘어 완주까지 온 것.


“16년여간 중국 생활을 했어요. 다른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던 차였죠. 여기저기 많이 알아봤어요. 그 중에서 완주가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하더라구요. 그러던 중 체류형 센터가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으로 왔어요.”


그의 전직은 헤어디자이너. 미용 경력만 25년 정도, 그 중 절반 이상인 16여년은 중국에서 쌓은 경력이다.


서울에서 미용을 하던 중 IMF 외환위기가 터졌죠. 모든 빚을 청산하고 남은 돈이 30만원 이었어요. 그거 들고 무작정 북경으로 갔죠.”


말도 안 통하는 중국 땅에서 용구씨는 아내와 함께 닥치는 대로 일했다. 독학으로 중국어를 배워 뼈 빠지게일한지 5. 어느새 그는 중국에서 옌한’(한국 미용실)라는 이름을 내건 본인 숍을 운영하는 사장이 됐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잘 됐어요. 직원도 30여명은 됐던 거 같아요. 개인 숍을 하다 프랜차이즈로 확장 했는데 관리가 좀 힘들었어요.”


한국으로, 그것도 농촌으로 가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는 아내를 설득해야 했다.


계속해서 아내에게 농촌 이야기를 했어요. 일부러 농촌이 나오는 텔레비전을 틀어놓기도 했죠. 아직 아내는 중국에 있어요. 현재 하고 있는 숍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면 한국으로 들어와야죠.”


용구씨는 한국에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가 중국에 있으면서 귀농귀촌을 알아보기 위해 한국을 오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1년간 한국을 오가며 쓴 비용만 670만원 가량.


한국에 아는 사람이 없어요. 그러니까 비행기며 숙식 같은 걸 해결하려면 모두 다 비용이 들었죠. 북경에서 한국, 그것도 완주까지 오려면 정말 반나절은 걸려요. 진짜 멀어요.”


십수년간 중국에서 그가 힘들었던 건 향수병이었다. 최근 완주에서 다시 시작한 한국 생활에서 그가 겪고 있는 것도 아이러니하게 향수병이다.


중국에 대한 향수병이 생기더라고요. 가끔 밤에 밖에 나와서 중국 노래를 듣곤 하는데 그럼 그곳의 분위기, 뭐 그런 게 떠오르더라구요.”


그를 괴롭히는 또다른 원인은 복잡한 서류작업.


한국에 오니 서류를 쓰고 제출하는 일이 많더라고요. 저는 그런 걸 잘 몰라요. 귀농인의집 사람들도 처음에는 이해 못했지만 이제는 먼저 물어봐주고 도와줘요.”


완주에서 또다른 인생을 설계 중인 용구씨. 그는 이곳에서 곤충산업을 하고 싶다.


타지역 사례 등 많이 보고 공부하고 있어요. 길게 보고 있죠. 곤충을 먹기 편하게 가공해서 국내 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까지 나가보고 싶어요.”



김용구씨가 공동텃밭에서 귀농인의집 식구들과 함께 고구마를 심고 있다.



귀농인의집 앞 그는 작은 텃밭에서 고추, 상추, 옥수수 등을 소박하게 가꿔나가고 있다. 화려한 삶을 살았을 것처럼 보이는 그지만 결코 커다랗고 화려한 삶을 바라지 않는다.


완주에 땅이 구해지면 그곳에 제가 머무를 공간을 작게 지을 생각이에요. 화려할 필요 없잖아요. 실속 있는 게 중요하죠. 처음부터 시작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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