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수제비 인기에 김장만 천 포기 아줌마국수 박숙자 사장 한여름 해가 달아오르기 전인 오전 9시경, 수증기 뿜어내는 찐빵집을 지나쳐 ‘아줌마국수’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만 18년째 국숫집을 운영해 온 박숙자 (77) 어르신이 장사 준비로 바쁜 와중에 웃으며 반겨준다.
8시 무렵부터 가게에 나와 김치를 썰고, 새우와 멸치로 육수를 끓이는 것으로 숙자 어르신의 하루가 시작된다. 봉동 토박이라 어릴 적 봉동초등학교에 다녔던 시절, ‘할머니 국수’를 보고 자랐다던 그는 20여 년 전 생계를 위해 국수 장사를 시작했다.
처음 2년 삼례 제일마트 앞에서 장사하다가 마침 집 근처에 좋은 자리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지금의 자리로 옮겨왔 다. 삼례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단골손님들이 봉동으로 이사 온 가게를 따라와 지금까지도 꾸준히 찾아주고 있다. “어떤 장사를 해야 할지 엄청 고민했지.
그러다가 내가 직접 담근 김치 맛이 좋다고 칭찬받았던 게 기억 나더라고. 김치랑 잘 어울리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물국수랑 김치수제비를 팔기 시작했어.” ‘아줌마국수’ 맛의 비결은 직접 기른 재료에 있다. 오이고추, 파 등 음식에 들어가는 채소류 대부분을 숙자 어르신이 직접 농사짓는다.
특히 오이고추는 매일 아침 소쿠리에 가득 따와서 쓰기 때문에 늘 신선하다. “농사지은 깨로 기름을 짜서 쓰는데, 깨 농사가 잘 안된 해에는 어쩔 수 없이 사다가 기름을 짜지. 그래도 절대 가공된 공산품은 안 써.
사람 손이 닿은 재료만 쓰던 게 버릇이 돼서 그래.” 이렇게 정성스럽게 준비한 재료들이 만나 탄생하는 대표 메뉴는 물국수와 김치수제비다. 담백한 국수 한 젓가락에 아삭한 오이고추, 김치 한 조각을 얹어 먹으면 맛있다.
묵은지 김치를 아끼지 않고 넣어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에 쫄깃쫄깃한 수제비가 잘 어우러진다. 직접 담근 김치가 중요하다 보니 숙자 어르신은 매해 가을, 김치를 무려 천 포기씩 담근다고 한다. 그 정도는 해야 1년 내내 장사도 하고, 식구들 나눠 먹을 것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건강 문제로 인해 숙자 어르신은 점심까지만 장사하고 있다. 아침 준비와 뒷정리는 혼자 하지만, 한창 바쁜 점심에는 딸과 며느리가 와서 홀 서빙과 설거지를 도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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