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도 밭갈이도 처음 , 삶이 달라졌다 도시 토박이 부부 10 년간 준비 “ 아이들에게 고향 만들어주고파 ” “ 며칠 사이 풀이 많이 자랐네 .” “ 엄마 , 안 그래도 주말에 마을 사람들 모여서 풀 벤대요 .
풀 냄새 좋다 ~” 지난 6 월 24 일 평일 오후 공민기 (46)· 이수민 (42) 씨 가족이 마을 산책에 나섰다 . 5 살 쌍둥이 아들과 3 살 난 딸 , 그리고 장모님 , 강아지 두 마리까지 더하면 모두 여덟 식구다 . 민기 씨 부부는 지난 5 월 운주면 고산촌마을에 정착했다 .
매일이 바쁘지만 아침저녁 마을에 조성된 산책길을 걷는 일은 빠뜨리지 않는다 . 주민들이 조성한 산책길 구슬쉼터에 도착하자 아이들이 신이 났다 . 나무 그네를 타고 뛰어다니고 나무를 기어오른다 . 도시처럼 안전하고 깔끔한 놀이터가 아니지만 아이들은 거침없다 .
엄마 수민 씨는 “ 강아지 산책 때문에 아침저녁 이 코스로 아이들이랑 같이 온다 . 처음에 애들이 넘어지기도 하고 했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 . 도시 놀이터보다 훨씬 좋다 ” 며 웃었다 . 공민기 이수민씨네 여섯 식구는 날마다 근처 숲 속으로 산책을 나간다. 부부는 도시에서 나고 자랐다 .
서울에서 오랜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부는 아이들에게만은 번잡한 도시가 아닌 한적한 시골에 고향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 그것이 완주로 오게 된 이유가 됐다 . 이들이 완주로 오고 나서 사람들은 부부에게 ‘ 여기에 왜 왔냐 ’ 고 묻는다 . 그러면 부부는 이렇게 말한다 .
“ 아이들 교육을 안 시키려고요 ” 라고 . 민기 씨는 “ 도시처럼 또래 친구들이 많지 않더라도 안전하게 놀면서 키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 그래서 완주로 오게 됐다 ” 고 말했다 . 이들은 2007 년 완주군 귀농귀촌 교육을 받고 약 10 년간 귀농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
매년 땅과 집을 알아봤고 멘토를 만나 대화했다 . 그러던 중 소개를 통해 알게 된 지금 땅에 집을 짓기 시작해 지난 5 월 정착했다 . 마을 위에 자리 잡은 예쁜 하얀색 집이다 . 집 뒤로는 천등산 , 앞으로는 대둔산 자락이 보인다 . 천혜의 풍경이다 .
부부는 “ 귀농 전에 멘토 집에 간 적이 있는데 , 아이들에게 ‘ 물놀이 가자 ’ 하더니 바로 집 앞으로 가더라 . 그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 우리가 가진 집과 시골에 대한 로망이 그런 것 아니었나 싶다 ” 며 “ 도시 아이들은 텔레비전만 보고 편의점 삼각김밥을 먹으며 학원을 간다 .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런 걸 경험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 고 말했다 . 가족들은 귀농 후 처음 경험하는 일들이 많다 . 강아지도 처음으로 키워보고 밭도 처음으로 갈아본다 . 하루 시작이 빨라졌고 길어졌다 . 이들은 “ 새벽 5~6 시면 일어나서 덥기 전에 일을 하고 해 떨어지면 또 일을 한다 .
8~9 시면 잠자리에 드는 것 같다 ” 며 “ 보통 집 짓고 정착하는데 3 년이 걸린다고 하더라 . 완주에 와서 두 달째 매일 무언가를 하는데도 아직 정리가 잘 안 되고 있다 . 농업기술센터에 가서 교육도 알아보고 있고 집 옆에 밭도 갈고 , 할 일이 생각보다 많다 ” 고 웃었다 .
장모 박차순 (74) 씨가 귀농 후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공기와 물이다 . “ 처음에는 귀농을 한다 길래 걱정을 했었는데 의외로 자녀들이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
원래 위장약을 달고 살았는데 여기에 오니 약도 얼마 안 먹게 되고 .” 귀농 2 개월 차 , 마음이 급할법한데 오히려 부부는 급하게 마음먹지 않는다 . 부부는 “ 이사 온 지는 얼마 되지 않지만 준비 과정에서 계속해서 완주를 오가다보니 적응이 빨리 되고 있는 것 같다 .
사실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고 생각하니까 . 어쩌면 잘 몰라서 그런 것 같다 ” 며 웃었다 . 그들은 이어 “ 동네도 좋고 주민들도 참 좋다 . 아이들 병원이 좀 멀긴 하지만 불편한 걸 알고 왔기에 크게 힘들진 않는다 . 돈을 많이 벌 생각은 없다 .
적당히 벌고 잘 살고 싶다 ” 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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