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없는 오지여도 후끈후끈해요" 구들 침대로 겨울나는 홍학기씨 등 따시면 만사가 편한 법이다 . 겨울이 깊어갈수록 특히 그렇다 .
요즘엔 기름보일러며 가스보일러가 지천 이어서 버튼 한 번 누르면 난방 걱정 않고 한 겨울에도 반소매 차림으로 살 수 있다지만 그것도 다 전기가 들어올 때 이야기다 .
그러니 완주에서도 오지로 불리는 운주 고당리 피묵마을 , 그곳에서도 구불구불 산길로 6km 를 더 올라가 사는 홍학기 (63) 씨에게는 장작으로 후끈 덥힌 구들침대가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다 .
3 년 전부터 이곳에서 산야 130 만평을 관리하고 있는 홍학기씨는 샌드위치 패널로 집을 지어 기거하고 있다 . 대둔산이 훤히 보이는 왕사봉 아랫집이었다 . 왕사봉은 해발 730m 의 제법 큰 산이다 . 모악산이 그 정도 된다 . 겨울 산자락은 해가 특히 짧다 .
“ 해가 오전 10 시쯤 떠서 오후 3 시쯤 져요 . 추울 수밖에 없죠 . 처음에는 난로를 땠어요 .” 그러다보니 집안이 지저분해지고 엉망이 되었다 . 그러다 생각해낸 게 구들침대다 . 구들침대는 말 그대로 침대형태의 구들로 동서양의 지혜가 융합되어 있다 .
“ 적정기술 전람회인 ‘ 나는 난로다 ’ 에서 배운 로켓매스 히터를 응용해서 만들었어요 . 산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응용하면 추운 겨울을 견디기에 좋겠더라고요 .” (위)홍학기씨가 직접 만든 구들침대. (아래) 구들에 땔감을 넣어 불을 떼고 있다. 원리는 이렇다 . 집밖에 작은 아궁이가 있다 .
이곳에 불을 때면 내화벽돌과 흙으로 만든 세로형 로켓매스 히터로 열이 전달되고 이 열은 다시 가로형 구들침대로 전달되어 순환한 뒤 그 열을 소진한 연기만 연통으로 빠져나간다 . 열 손실이 거의 없는 구조고 아궁이도 작기 때문에 장작을 적게 땔 수 있다 .
구들침대는 가로 4m 에 폭이 1.65m 여서 4 명도 누울 수 있는 넓이다 . “ 불의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해요 . 불구멍은 작아도 안쪽은 더 커야하죠 . 전통구들의 원리예요 . 적정기술을 공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 홍씨의 전기기술자다 .
지금도 일주일에 2-3 일은 무주로 나가 전기안전점검을 하고 돌아온다 . 비록 샌드위치 패널과 석고보드로 만든 집이지만 그가 손수 지은 집이다 . 지붕 위에는 태양광을 설치해 LED 전구를 켜고 텔레비전 정도는 볼 수 있는 전력을 얻고 있다 .
구름 끼면 발전이 안 돼 내년에는 24 시간 돌아가는 수력발전도 계획 중이다 . 본래 손재주가 있는 것이다 . (위)집 안에 붙어있는 온도계. 15도를 가르키고 있다. (아래)홍학기씨 집에서 보이는 풍경. 그런 그의 구들침대도 허점은 있다 .
바닥을 너무 두껍게 해 놓아서 열이 잘 올라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 그는 “5cm 정도면 적당했는데 10cm 나 올려 그렇게 됐다 ” 고 말했다 . 게다가 처음 시공 후 잘 말렸어야 했는데 덜 마른 상태에서 짚을 깔아 놓아서 곰팡이가 슬었다 . 황토는 한 달 이상 말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다 .
그래도 괜찮다 . 그는 여기서 죽을 때까지 살 생각이다 . 집도 계속 개선해가면서 . 그러고 보면 그의 집도 , 구들침대도 계속 진화 중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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