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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23.01.09

소양 대흥마을이 좋아!

노인회장 윤덕영-박정순 부부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23.01.09 16:35 조회 2,84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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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에서만 60 년 , 이제 여기가 고향 노인회장 윤덕영-박정순 부부 대흥마을 가장 안쪽 자리 , 산과 맞닿아있고 볕이 잘 드는 집 . 이곳에 노인회장 윤덕영 (80), 박정순 (80) 어르신이 산다 . 송광마을에서 스무살 무렵 이사와 자녀를 낳아 키웠고 , 출가시킨 후에도 줄곧 지내왔다 .

젊은 시절 부부는 이곳을 떠나 도시로 갈 수 있는 기회도 얼마든지 있었다 . 그러나 독자이자 장남이던 윤 어르신이 부모님을 모셔야했기에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

윤덕영 박정순 부부
윤덕영 박정순 부부

그렇게 이곳에서 보낸 세월이 60 년 , 부부는 “ 송광마을보다 여기서 살아온 시간이 더 많으니 이제 여기가 고향이나 다름 없지 ” 라며 환히 웃는다 . ■ 서로 어우러져 정답던 동네 성인이 된 후 알게 된 마을은 정겹고도 풍요로운 곳이었다 .

당시 한지 산업 호황으로 규모도 컸고 , 비어있는 집을 찾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 낮이면 아이들 뛰노는 소리 , 웃음 소리가 온 동네를 가득 메웠다 . 청년들은 뒤편 당산나무에 올라 활 쏘기 시합을 했고 아낙들은 그네를 뛰었다 .

단합과 소통이 잘 되었고 , 이웃 간에 허물없이 지내던 시절이었다 . 윤 어르신은 종종 마을의 옛 모습을 추억한다 . 60년째 대흥마을에 정착 중인 윤덕영, 박정순 부부 “ 일손이 부족하면 누구라 할 것 없이 나서서 도왔지 . 이웃의 일이라면 제 가족처럼 기뻐하고 , 슬퍼하기도 했고 .

또 송광마을과 합쳐서 운동장에서 체육대회도 열었고 , 노래자랑 열어서 시끌벅적하게 놀기도 했어 .

그렇게 집집마다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교류가 잘 되었는데 요즘에는 그런 정이 사라진 것 같아 안타까워 .” 어르신은 이렇게 이야기 하다가 문득 ‘ 옛날 얘기 하면 젊은 사람들은 싫어하겠지 ’ 라며 물어왔다 . 그러면서도 “ 마을의 역사를 계속해서 되새기고 기억해야해 .

과거가 있어서 현재가 있고 미래가 있는 것이니까 ” 라며 당부했다 . ■ 매일 일기쓰는 남편과 부부의 소원 1980 년 무렵 마을은 한지 산업의 중심지로 전성기를 누렸다 . 그리하여 집집마다 한지를 제작했으나 부부 내외는 예외였다 . 이유를 묻자 윤 어르신은 “ 그냥 소질이 없어서 ” 라고 답했다 .

두 사람은 한지 만드는 것을 제외하면 안 해본 일이 없다 . 축산업은 물론이고 , 화훼농과 과수원 , 양잠농업에 이르기까지 자녀를 교육하기 위해 몸이 허락하는 한 많은 일을 해냈다 . 지금은 부부가 먹을 정도로만 짓는 텃밭 농사가 전부다 . 그럼에도 일과는 변함없이 바쁘게 흐른다 .

매일 새벽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 건강을 위해 뒷산에 오르기도 하고 오랜 취미이자 습관인 ‘ 성경 필사 ’ 또한 하루도 빠짐없이 해오고 있다 . 덕영 어르신은 올해로 필사한 성경책만 3 권에 달한다 . 아내 정순 어르신은 막내 아들로부터 컴퓨터를 배워 성경 구절을 문서로 작성하기 시작했다 .

덕영 어르신은 3권의 성경을 필사했고 매일 일기를 적고 있다. “ 남편은 꼬박꼬박 일기도 적어 . 그렇게 적은 게 몇 권이나 되는지 세어보기도 힘드네 .” 어르신이 보여준 일기장에는 그날 신문 1 면에 보도된 기사 , 자녀들과 통화하며 나눈 내용 , 날씨와 기분 등의 내용이 빼곡히 담겨있었다 .

근사하고 멋진 글은 아니었지만 어르신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 부부에게 앞으로의 바람을 묻자 단 두 가지라고 답했다 . 가족들이 건강한 것은 물론이고 마을에 전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여 북적북적 단란히 살아가는 것이다 . 꼭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이웃 간의 거리가 지금보다는 좁혀지길 꿈꾼다 .

“ 요즘 우리 마을에 귀촌인들이 많이 생겼어 . 예전처럼 동네에서 아이들 소리가 다시 들리기도 하고 . 그럴 때면 얼굴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기도 해 . 앞으로도 사람들이 대흥마을을 잊지 않고 찾고 , 공동체도 만들어 정답게 살아가면 좋겠네 .”

현장 사진

노인회장 윤덕영-박정순 부부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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