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딱뚝딱 만드는 재미에 빠져사는 유영식 이장 고향으로 돌아온 맥가이버… 정 많고 흥도 많구나 지난 27 일 오전 , 안남마을 유영식 (65) 이장 집에 노래방 기계가 켜졌다 . 손님이 왔으니 한 곡 불러야 하지 않겠냐는 것 . 가수 최영철의 < 사랑이 뭐길래 > 의 전주가 나오기 시작한다 .
분위기가 무르익자 춤사위도 격해졌다 . 노래 실력도 무대 장악력도 백점 만점에 백점 . 유 이장에게 환호를 보내자 그가 수줍게 웃었다 . “ 노래는 저보다 아내가 더 잘해요 ” 라며 . 2층에 마련된 유영식 이장만의 공간. 그간 닦은 드럼실력을 뽐내고 있다. 이 쯤 되니 궁금해진다 .
유영식 이장은 누구인가 ? 그를 설명할 타이틀을 간추려보니 대략 다음과 같다 . 3 년차 안남마을 이장 , 마을의 맥가이버 , 집념의 사나이 , 흥부자 등 . 그의 집을 살펴보자 . 마을 안쪽에 위치한 멋들어진 2 층집이다 . 대문은 늘 열려있다 .
540 여평 대지에는 꽃나무와 아기자기한 조형물들이 곳곳에 있다 . 정자 , 평상 , 야외 조리장 , 그네 , 텃밭 등 없는 것이 없다 . “ 집도 나도 심심해서 취미삼아 하나둘 뚝딱뚝딱하다 보니 이렇게 보물창고가 됐네요 .” 유 이장은 귀향과 동시에 안남마을 살림을 맡게 됐다 .
올해로 이장 3 년차 . “ 삼기초등학교까지 산 넘어서 걸어 댕기고 그랬어요 . 9 살 때였나 ? 어릴 적부터 항상 지게를 지고 다니는 게 일이었어요 . 어느 날 어머니가 ‘ 어깨가 왜 그렇게 굽었냐 ’ 고 하시길래 거울을 봤더니 정말 볼품없이 굽어져 있는 거에요 . 어린 마음에 무섭더라고요 .
‘ 농사 안 짓는다 ’ 선언하고 이일 저일 기웃거리기 시작했죠 .” 집안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생계에 뛰어들었다 . 서울 , 전주 , 포항 , 울산 등 전국을 돌며 장사부터 시작했다 .
제철 , 페인트칠 , 목수 , 미장 , 공무원준비 , 심지어 시체 닦기까지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닥치는 대로 했다 . “ 여기저기 전전하다 아는 분의 소개로 대기업에서 공장설비 일을 하게 됐어요 . 30 년 넘게 근무하고 은퇴해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죠 .
고향을 항상 마음에 두고 있었거든요 .” 틈날때 마다 뚝딱뚝딱 만들어 놓은 조형물로 가득한 정원 수십 년 다양한 내공으로 실생활에서 웬만한 건 다 고칠 줄 안다 . 마을에서 보일러나 텔레비전이 고장 나거나 , 상수도가 터져도 , 경운기 용접 , 각종 기계 수리에도 유 이장이 나선다 .
“ 마을 분들이 뭐가 조금만 부러지고 안된다 싶으면 그냥 무조건 저를 부르고 봐요 .( 웃음 )” 그가 고향으로 돌아오기 전 , 아직은 전주에 살고 있던 때 . 그는 마을에 집을 완성한 뒤 시간이 날 때마다 마을로 왔다갔다하며 집을 조금씩 손봤다 .
그래서인지 집안 어디라도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 전등을 비롯한 실내장식 , 마당의 보도 블럭과 정원의 분수 , 소소하게는 가족을 형상화한 깡통인형도 모두 그의 솜씨다 . 버려진 물건일지라도 그에겐 좋은 재료가 된다 .
“ 처음 공사할 때 업자한테 맡겼는데 내가 그려준 거랑 그냥 똑같이 해놨더라고요 . 집이 재미없고 허전하니까 이것저것 만들어 채워 넣기 시작했어요 . 고물도 내 눈에 띄면 부탁을 해서라도 꼭 가지고와요 .” 그는 한 번 꽂힌 물건은 반드시 가져야만 하는 집념의 사나이기도 하다 .
산에서 나무를 싣고 오다 타고 있던 트럭이 뒹굴어 죽을 뻔한 적도 있다 . 목숨과 바꿀 뻔 했던 그 나무는 현재 앞마당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 시간과 정성을 쏟아 부지런히 꾸민 집에는 그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셈이다 . 아내 이의선 씨와 함께 집 앞 고추밭을 둘러보고 있다.
앞으로 이장으로서 더 열심히 마을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그 . 물론 집안 곳곳을 꾸미고 드럼도 치며 노래도 부르는 그의 취미 생활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 “ 이장으로서 마을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죠 . 취미 생활도 더 열심히 할거에요 . 재미있게 살아야죠 ( 웃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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