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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26.09.16

물길 따라 정이 흐르는 봉동 대복마을

땅콩밭에서 만난 박순자 어르신

풋풋한 땅콩에 담긴 넉넉한 인심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26.09.16 11:14 조회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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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이름이 적힌 비석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가다 보면 나오는 넓은 밭에서 박순자(89) 어르신을 처음 만났다.

갓 딴 땅콩
갓 딴 땅콩

일손을 거들러 온 아들은 옆에서 고랑을 파며 가을배추 심을 준비를 하고 있었고, 순자 어르신은 땅콩밭에 앉아 땅콩의 흙을 사부작사부작 털어내고 있었다.가까이 다가간 객에게 “땅콩이 잘 익었는지 볼 참이었는데, 마침 왔으니 맛이나 볼래?”라며 깨끗한 물에 갓 수확한 땅콩을 씻어 건네준 어르신은 직접 땅콩 맛을 보고선 “풋풋한 맛이 나는 게 아직 덜 영글었다”며 웃었다.

요즘은 나이가 들어서 예전만큼 농사짓지 않는다고 하지만, 어르신의 밭에는 들깨와 콩, 땅콩, 마늘, 대파, 고추, 시금치까지 온갖 작물이 가지런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마당 한 편에는 어르신이 제일 좋아하는 단호박을 심어 기르고 있다.

땅콩이 잘 영글었는지 확인 중인 박순자 어르신
땅콩이 잘 영글었는지 확인 중인 박순자 어르신

얼마나 잘 자랐던지, 순자 어르신의 키를 훌쩍 넘을 만큼 무성한 덩굴에, 그 사이로 잘 익은 단호박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스물두 살에 시집와서 평생 농사짓고 살았지. 예전처럼 크게 짓지는 않고 먹고 싶은 것 정도만 길러. 우리 집에서 다 먹으려고 이렇게 짓나.

자식들 주고 또 이웃들도 나눠 주는 맛에 하는 거지.” 누가 어떤 종자를 주었고, 이 작물에는 언제 약을 쳐야 하고, 아직 비어 있는 밭에는 무엇을 심을 것인지 순자 어르신이 기르는 작물 하나하나에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어르신 키를 훌쩍 넘도록 기세 좋게 자란 단호박 넝쿨
어르신 키를 훌쩍 넘도록 기세 좋게 자란 단호박 넝쿨

농사 이야기를 다 들려주신 후 무농약으로 정성껏 기른 고추도 한 움큼 따다 손에 들려주는 것도 잊지 않으셨다. “땅콩 더 영글면 또 오라”는 순자 어르신을 다시 만나려면 가을이 한층 무르익어야 할 테다.

현장 사진

땅콩밭에서 만난 박순자 어르신 사진 1 땅콩밭에서 만난 박순자 어르신 사진 2 땅콩밭에서 만난 박순자 어르신 사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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