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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26.08.17

이열치열 여름나기

추동마을 왕포도 농가 이순영 어르신

포도와 함께 송알송알 56년 “왕포도 지금이 가장 맛있을 때”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26.08.17 10:19 조회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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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무더위. 모두가 시원한 곳을 찾는 시간에도 봉동읍 추동마을에서 포도를 판매하는 이순영(82) 어르신의 하루는 분주하다. 스물여섯 살에 봉동 은하리로 시집와 포도농사를 시작한 지 56년. 여름은 가장 덥지만 포도가 가장 맛있게 익고 손님들의 발길도 가장 잦은 계절이다.

4일 수확한 왕포도 (1)
4일 수확한 왕포도 (1)

젊은 시절에는 500평 규모의 포도농사를 지으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3년 전부터는 규모를 200평 정도로 줄였지만 여전히 포도를 키우고 수확한 포도를 은하리에서 판매하며 농사와 함께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매일 오전 9시가 되면 24년째 함께한 원동기 오토바이에 오른다.

포도를 수확해 옮기고 집과 밭을 오가는 일까지 어르신의 농사에는 늘 오토바이가 함께한다. 오랜 세월 달려온 오토바이는 이제 어르신의 든든한 발이자 여름 농사의 든든한 동반자다. 이순영 어르신이 판매하는 품종은 ‘왕포도’다. 뜨거운 여름 햇볕을 머금은 지금이 가장 맛있는 시기라고 말한다.

“휴가철인 지금이 제일 맛있지. 추석 때까지도 팔지만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물이 많아지고 단맛만 남기만 해.” 무더위 속 농사일은 예전보다 더 조심스럽다. 날씨가 너무 더운 날에는 오래 일을 하지 못하고, 틈틈이 쉬어가며 포도를 돌본다.

하지만 여름 포도를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해 수확과 판매를 이어간다. 수확한 포도는 은하리에서 직접 판매한다.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단골손님들이 완주 곳곳에서 찾아오고, 아는 사람들에게도 꾸준히 나누며 정을 이어 가고 있다.

왕포도 (1)
왕포도 (1)

예전에는 농협 로컬푸드직매장에도 출하했지만 지금은 단골손님들과의 인연을 중심으로 판매한다. “이번 주에 수확한 포도는 오늘, 내일까지만 팔고 조금 쉬어야지. 힘들어서 쉬면서 해야 해.” 하지만 쉬는 날에도 손을 놓는 법은 없다. 포도뿐 아니라 고추, 참깨, 배추 등 먹을거리 농사도 대부분 직접 짓는다.

겨울이면 직접 키운 배추로 김장까지 해 가족과 주변 지인들에게 나누며 정을 이어간다. 폭염을 견디며 키워낸 올해 포도는 단골손님들의 발길 속에 하나둘 제 주인을 찾아가고 있다. 56년 동안 이어온 농사의 시간은 잘 익은 왕포도 한 알 한 알에 담겨 있다.

여름 햇살 아래 익어낸 달콤한 포도처럼 이순영 어르신의 부지런한 손길도 올해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현장 사진

추동마을 왕포도 농가 이순영 어르신 사진 1 추동마을 왕포도 농가 이순영 어르신 사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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