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는 공사 현장에서 만난 율소리 김성원(66) 이장. 여름 햇볕에 붉어진 얼굴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지만, 조만간 완성될 새 보금자리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했다.
집을 새로 짓기로 한 건 일 년에 두어 번 자녀들이 손주들을 데리고 놀러 올 때, 더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였다. 집 구조와 앞마당 용도 등 새집을 지을 때 고려해야 하는 내용은 가족회의로 정했다.
마당의 오래된 감나무를 살릴지 뽑을지도 투표에 부쳤는데, 아들과 아내는 뽑자고 했지만 김 이장과 두 딸이 그대로 두자고 해 2대 3으로 고목이 그 자리를 지키게 됐다. 그는 “오래된 나무일수록 오히려 열매 맛이 차원이 다르다”며 웃었다. 집을 짓기 시작한 지 5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건축사무소에 전문적인 설계를 맡기고, 필요한 단계마다 아는 기술자들을 불렀다. 김 이장도 땅 다지고 벽돌 쌓는 허드렛일을 하며 매일 현장에 발 도장을 찍고 있다.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동네 친구들도 각자 기술을 살려 힘을 보탰다.
그는 “집을 짓는 동안 ‘자수성가’라는 말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발품을 팔며 조언해 주고 직접 와서 도와준 사람들에게 참 감사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지대가 낮았던 옛집 자리를 높이고 땅을 탄탄히 다진 새집은 뒤로 산과 하늘이, 앞으로는 마을의 고요한 전경이 보인다.
24평 남짓한 공간에 방 두 개를 제외하곤 거실을 넓게 텄고, 마당엔 잔디를 깔고 화단을 조성해 텃밭을 가꿀 계획이다. 캠핑을 좋아하는 가족들이 잔디밭에 텐트를 치고 노는 모습을 그려본다. 9월 준공을 앞둔 새집에 대해 김 이장은 이렇게 바랐다.
“사람이 늘 거주하고 살뜰히 돌보는 집은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훈기가 느껴진다고 해요. 새집도 누가 언제 찾아오더라도 훈훈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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