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10시. 이미 햇볕은 머리 위에서 내리쬐고 있다. 봉동읍 율소리에서 30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오현향(60) 씨는 초록빛으로 자란 들깨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작물의 상태를 살폈다. 남편과 함께 가꾸던 200평 들깨밭은 이제 4년째 그의 손으로만 이어진다.
7월 초 심은 들깨는 지금 한창 자라는 중이다. 예전에는 남편과 함께 손으로 풀을 매고 밭을 돌봤지만 남편이 몸이 아픈 뒤부터는 혼자 농사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도 200평 들깨밭을 이틀 만에 혼자 심었고 풀을 뽑고 약을 치며 수확을 준비하고 있다.
수확은 10월쯤이며 대부분 아는 사람들에게 판매하거나 직접 먹는다. 들깨밭 한편에는 넓은 창고형 작업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원래는 남편과 함께 농사 규모를 더 키워보겠다는 마음으로 마련한 곳이다. 하지만 남편이 아프면서 그 계획도 멈춰 섰다.
지금은 지인들이 대형 트랙터 두 대를 세워두고 함께 사용하고 있으며 오현향 씨는 농약과 농기구를 보관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창고에는 이루지 못한 계획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작년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들깨가 다 죽었어요.
올해는 지금까지는 잘 자라고 있는데 10월까지 무사히 커 줬으면 좋겠어요.” 현향 씨의 하루는 이른 시간부터 시작된다. 더위를 피해 새벽부터 일을 하고 이날도 밭일 시작 전, 아프다는 고모를 대신해 고추를 두 시간가량 따주고 왔다. 농촌에서는 서로의 일손을 보태며 살아가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30년 넘게 농사를 지어온 그는 예전에는 벼와 고추도 재배했지만 지금은 들깨를 중심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쉬운 농사는 없지만, 고추를 해보니 들깨가 그나마 나아요.”라며 웃었다.혼자 밭을 지키는 네 번째 여름, 그는 오늘도 묵묵히 들깨가 무사히 익어갈 10월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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