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지 따고 껍질 깎고 곶감만들기 손발 척척 집안 대대로 곶감농사 “ 옛날엔 새끼 꽈서 감 끼웠지 ” 볕이 잘 드는 2 층 곶감 작업장 . 벌써 작업한 감이 주렁주렁 매달아져 있었다 . 어르신 손길이 닿은 주황 빛깔 감은 곧 먹기 좋은 곶감으로 바뀐다 .
이곳에서 옛날부터 집안 대대로 곶감을 만든 박경수 (76)· 윤철순 (72) 부부를 만났다 . 철순 할머니는 감꼭지를 따고 경수 할아버지는 기계를 돌려 감을 깎는다 . 결혼한 지 48 년 된 부부는 말 하지 않아도 손발이 맞는다 . 부부는 친척의 중매로 만나 고산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
서로 첫인상이 어땠는지 여쭙자 수줍게 손을 내젓는다 . 경수 할아버지는 “ 키도 크고 예뻤지 ” 라며 웃고 철순 할머니는 “ 하나도 안 예뻤어 . 그런 낭만이 어디가 있어 ” 라며 고개를 젓는다 . 부부는 한 때는 도시로 가고픈 생각도 있었지만 평생 거인마을에서 지냈다 .
젊을 적엔 벼농사 , 감 농사 , 표고버섯을 재배하며 식구들과 먹고 살았다 . 옛날도 지금도 동상면에서는 감 작업이 일상이다 . 철순 할머니는 고산에서 시집 온 뒤 동네 아낙들과 마당에서 멍석 깔고 감 껍질을 깎았다 . “ 할아버지 적보다 더 옛날부터 곶감을 해왔다네 .
그 때 제사상에 곶감이 꼭 올라갔어 . 옛 말 들어보면 고종황제가 고종시 감을 먹었대 . 그래서 이름이 고종시라네 . 이쪽에서 난 감은 끄트머리에 뾰족한 모양이 두 개 나있어 .” 지금이야 노동한 이들에게 품삯을 쥐어주지만 그 시절엔 감 껍질을 줬다 .
그 시절엔 감 껍질을 말려 간식으로 먹고 시장에 팔기도 했다 . 군것질할 게 없던 옛날에 감 껍질은 겨울철 간식이었다 . 품삯을 주는 방식이 다르듯 감을 따고 깎는 풍경도 달라졌다 . 이맘때 뒷산에 가면 포크레인으로 감을 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
또 감을 매달기 전에 기계로 껍질을 돌돌 깎는다 . 하지만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 방식은 사뭇 다르다 . “ 옛날엔 아저씨들이 산에 올라가 한나절 감을 따서 지게 지고 내려왔어 . 바작에다 감을 한 아름 지고 왔지 . 감 매달 때는 짚으로 새끼를 꼬아서 감을 끼웠어 .
지금은 다 플라스틱이지 .” 경수 할아버지는 시주목에 대해 일러줬다 . 10 월이 되면 감 수확하기 전에 사고 없이 지내게 해달라고 제사를 지내는 나무다 . 할아버지는 “ 동네서 오래된 나무인데 최초의 감나무라고 하대 . 여기가 면소재지고 운동장도 있으니까 모여서 제사를 지내는가봐 ” 라고 말했다 .
최근 수확을 마친 경수 할아버지네 . 주말이면 자식들이 와서 일손을 돕는다 . 아들 둘 , 딸 둘 4 남매가 모두 가까운 전주에 있어 든든하다 . “ 요즘은 인건비가 비싸서 사람은 잘 못써서 식구까지만 하려고 해 . 요새 곶감은 깔끔하게 해야 해 .
여기 ( 감 덕장 ) 가 우리 방보다 깔끔해 ” 농부들은 봄도 바쁘고 겨울도 바쁘고 항시 바쁘다 . 부부도 감 , 콩 , 오미자 농사를 지으며 바쁜 일상을 보낸다 . 할아버지는 “7~8 월이나 조금 한가하지 . 감 농사짓는 사람은 겨울도 바빠 . 감을 말려야하거든 .
비 오고 그러면 수분을 제거해야 해서 덕장에 선풍기를 틀어놔야 해 ” 라며 곶감 다 말릴 적에 또 오라 하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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