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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17.03.06

청년, 완주에서 도전하다

1인 출판사 차린 이보현씨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17.03.06 15:34 조회 4,12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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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쓴다. 고로 존재한다 1인 출판사 차린 이보현씨 - - 서른 중반의 이보현씨 2 년 전 완주로 귀촌했다 . 서울이 싫은 보현씨는 완주에서 1 년 반 직장을 다녔으나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질 일을 하고 싶어서 그만뒀다 .

글쓰는 일에 흥미가 있는 보현씨는 다른 사람들의 책을 쓰거나 문서를 만들어주는 일이 자신 있다 . 지난해에는 출판사 등록을 했고 올해에는 이웃들과 잘 지낼 작은 사무공간을 꿈꾸고 있다 . 완주 정착 3 년째를 맞은 방랑자 기질의 청년 보현씨가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정리해보았다 .

이보현
이보현

일과 시간표 (2017 년 3 월 평일 기준 ) 6:00 기상 .

커피 내려 마시고 빈둥거리기 7:00 굽고 지지고 볶고 든든한 아침밥 8:00 어제 하루 돌아보고 오늘을 가늠하는 일기 쓰기 , 타로 뽑아 점치기 9:00 전주 신시가지로 운동가기 ( 왕복 2 시간 , 운동 1 시간 반 , 30 분 샤워 ) 13:00 낮밥 14:00 출근 ( 봉동 공공도서관 , 용진 중앙도서관 , 고산도서관 , 내방 책상 ) 18:00 저녁밥 19:00 야근 완주에 언제 , 어떻게 2015 년 8 월에 왔다 .

일자리를 구해 면접 보는 날 여행가방 들고 내려왔고 바로 출근했다 . 전주 친구 집에 두 달 정도 신세지면서 월세 집을 구해 나왔다 . 서울에서 직장 생활 하는 걸 너무 힘들어해서 직장 다니지 않고 돌아다니며 최소로 돈을 쓰는 프로백수로 살았다 .

국내를 돌아다니며 4 년여를 살다가 해외진출에 실패해 직장을 다시 구했다 .

힘든 건 서울과 직장이었으므로 , 직장을 다시 다니더라도 서울에서는 살 수 없을 것 같아서 비서울에서 직장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상관없었고 , 때마침 완주에 일자리가 있었고 , 몇 년 전 돌아다닐 때 알게 된 친구가 한 명 있었다 .

앞으로 되고 싶은 사람 : 쓸 사람 직장에 1 년 반 다니니 역시 너무 다니기 힘들어져서 2016 년 12 월 퇴사했다 . 하기 싫지만 조직의 일원으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 말고 이제는 온전히 내가 계획하고 책임지는 내 일을 하려고 한다 .

피할 수 없는 일의 순서정도는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있을 테니까 . 계획을 세우고 순서를 만들고 구성해 조직하는 기획자의 업무를 주로 해왔으니 기획력이 필요한 문서를 쓰는 건 어렵지 않다 . 나는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일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대신해 할 수 있지 않을까 .

쓸 사람은 여러 뜻이 있다 . ( 로고는 빗자루 ) 어떻게 써야하나 막막한 문서를 함께 쓸 사람 . 그렇지만 앞으로 내 글을 계속 쓸 사람 . 여러모로 쓸모 있는 쓸 사람 .

상반기에는 지금 하고 있는 원고 작업을 마치고 하반기에 봉동 읍내에 월세 10 만 원쯤 되는 작은 가게를 구해 작업실 겸 사무실 , 서점 겸 커피집 겸 군것질 가게로 운영하면 좋겠다는 아직은 말뿐인 꿈을 꾼다 . 가게는 2 인용 탁지 2 개를 놓는 크기 .

단체 손님은 예약으로만 보조의자 2 개 놓고 6 명까지 . 우선쓰소 어떤 일 : 기획서 , 제안서 , 신청서 등 공적 문서들을 쓰는 일이 버거운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을 정리해서 문서로 만들어주는 우선쓰소 .

지원사업을 신청하고자 하는데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주민이나 감성이 풍부해 논리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 예술가가 주 고객층 . 업무량이 과도한 관공서 , 서류업무에 치이는 사무직 회사원들도 숨은 고객이다 .

- - 걸어서 어떤 곳 : 여성 girl 들을 위한 출판물과 소품을 판매하는 작은 서점 . 만화방에서 라면 팔듯이 커피와 팥빙수 . 샌드위치와 떡볶이를 만들어 팔 예정이다 .

완주숙녀회의 탄생배경처럼 가족중심 지역사회에서 소속감 느끼기 힘든 젊은 여성 , 비혼 여성 , 자신의 삶의 속도를 인정하며 사는 사람들을 위한 숨어들기 좋은 작은 가게 . 지지와 연대의 토대가 되는 걸어 書 .

( 판매용 책이나 물건을 걸어서 전시할지도 모르겠다 ) 타로 카드 상담을 배우는 중인데 동네에 편한 수다방으로 기능할 수도 있겠다 . 내 삶의 경험으로 보아 10 대부터 30 대까지 늘 누군가 함께 들어주고 생각해주면 고마운 질문이 넘쳐났으므로 .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 내가 되고 싶은 게 뭔지 ,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 지금 이 상황이 왜 이리 힘든지 , 내가 유별난 건지 , 내가 예민한 건지 . 도망가고 싶은 마음을 나무라야 하는지 등등 .

연필농부 어떤 책 : 내가 어떤 사람이냐 ,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고 물었을 때 계속 쓸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특별한 사건을 기록하거나 뛰어난 문학작품이 아니더라도 내 사는 이야기를 일기로 , 편지로 , 노래로 쓴다 . 쓰면 책을 묶어내야지 .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다 .

말로 하는 이야기는 흩어지니 글로 붙잡아 책에 가둬두려고 책을 만들거다 . 나는 시골로 귀촌한 사람 . 쌀농사 못 지으니 글농사 짓는 농부가 되려고 출판사 이름은 연필농부다 . 누구라도 자기 삶의 이야기를 기록해 책을 낼 수 있도록 . 함께 농사 .

편집디자인도 직접 해볼까하고 인디자인프로그램 배우러 가봤는데 디자인감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서울에서 출판사에 다닌 적이 있어서 책을 잘 만들어 파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잘 안다 . 그러니 판매가 목적이 아닌 다른 의미의 책을 만들어야 할 텐데 아직 정확하게 어떤 그림인지 모르겠다 .

소장용으로 가족 이야기나 자기 이야기를 직접 책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작업이 될지 , 글을 같이 써나가는 글쓰기 모임의 모습으로 발전할지는 모르겠다 . 다만 출판사 등록의 시작은 ,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아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

현장 사진

1인 출판사 차린 이보현씨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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