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많고 북적이던 옛날이 그리워 유관순 어르신 이른 아침이나 저녁엔 선선한 가을 공기가 느껴지지만 낮 더위가 남아 있는 요즘 . 용동마을을 찾은 둘째날 오전에 유관순 (70) 어르신을 만났다 .
이날 마을회관 앞 좁은 골목길은 지나면 바로 보이는 고추밭에서 고추를 다듬고 있었던 관순 어르신은 “ 해가 뜨겁기 전에 아침 일찍 매일 밭에 나오는데 낮에는 뜨거워서 못하지 ” 라며 웃었다 .
용동마을에서 40 년이 넘는 세월을 보내고 있는 관순 어르신은 옆 마을에서 시집을 온 뒤로 정착해 살고 있다 . 작년에 남편을 여의고 올해 95 세인 시어머니와 함께 지내고 있다 . “ 시어머니는 아침 8 시 30 분이면 주간요양보호센터를 나가셔 .
센터에서는 신체활동이나 인지활동 프로그램을 배우고 오후 4 시쯤 집에 오시고 . 우리 어머니는 허리도 꼿꼿하고 아직 정정하셔 . 나는 성격상 그런 활동보다 아침에 밭에 나가는 걸 좋아해 .” 어르신의 하루 일과는 밖에 나와 밭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
밭에는 메주콩 , 고추 , 무 , 아욱 , 생강 등 다양한 채소들이 있다 . 최근엔 고추가 빨갛게 잘 익어 수확시기로 바쁘게 지낸다 . 집 앞마당에 있는 또 다른 텃밭엔 주렁주렁 가지가 매달려 있다 . “ 이제 나이가 많이 들어서 예전만큼 일을 못해 .
어디 나가서 팔진 않고 어머니랑 같이 먹으려고 조금씩 농사 지어 . 아침엔 많이 안 뜨거워서 밭일하고 그래 .” 올해 일흔의 나이에도 혼자서 적지 않은 평수의 밭을 일구는 관순 어르신 . 가만히 쉬는 것보단 움직이는 걸 더 좋아하고 유쾌한 성격이다 .
어르신은 젊은 시절엔 마을에서 남편과 함께 쌀농사로 자식을 키웠다고 말한다 . “ 농촌에서는 밭일 안하는 집안이 거의 없어 . 나는 딸 둘 , 아들 하나 삼남매 자식들을 농사지어서 학교 보내고 키웠지 . 지금은 자식들이 다 결혼하고 전주에 나가 사는데 그래도 가깝게 살아서 좋지 .
애들이 바빠서 자주는 못 봐도 이번 추석에도 보겠고만 ( 웃음 ).” 요즘 관순 어르신에게 세 살 배기 손자랑 말을 터보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 힘든 시절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버텨낸 어르신에게 앞으로의 바람을 물었다 .
“ 가족들이 건강한 것은 물론이고 예전처럼 마을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북적북적 함께 살아가는 걸 보고싶어 . 매년 마을에 일 년에 한명씩은 사람이 죽는 거 같은데 가고 나면 소용없으니 살아 있을 때 건강하게만 살길 바라는 거지 .
우리 마을 조용하고 이제 냄새도 안 나니까 많이들 와서 같이 살면 좋을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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