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한 아내의 꿈 농촌살이 이뤄주려 완주로"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203호 김민근 씨 5 월 26 일 오후 5 시 삽주를 심기 위해 입교생들이 하나둘 텃밭에 모여들었다 . 그중 조용히 삽을 든 채 흙을 고르고 있던 한 남성이 눈에 띄었다 .
경기도 화성에서 20 년 가까이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해 온 김민근 (55) 씨다 . 키보드 대신 삽을 든 지도 벌써 석 달째 . 사별한 아내의 꿈이었던 ‘ 농촌살이 ’ 를 이어가고자 완주로 내려왔다 .
아내의 꿈을 따라 , 낯선 땅 완주로 민근 씨가 귀농귀촌 체류형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특별한 동기는 따로 없었다 . 인터넷에서 우연히 귀농귀촌 프로그램을 알게 됐고 처음에는 김제 지역을 소개받았다 . 그러던 중 완주에도 귀농귀촌지원센터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무작정 완주로 향했다 .
“ 작년 10 월 말쯤 완주에 내려와 두 시간 정도 상담을 받고 그 자리에서 ‘ 참여하겠습니다 ’ 라고 바로 결심했어요 .” 그가 완주로 내려온 이유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었다 . 민근 씨는 최근에 아내와 사별했다 .
“ 아내가 은퇴 후 3~4 년 뒤쯤 농촌에서 살아보는 게 소원이라고 했었는데 그걸 함께 이루지 못했어요 . 그래서 아내가 바라던 삶을 제가 대신 살아보고 싶었어요 .”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완주로 내려오게 됐지만 사실 완주라는 지역은 그 전까지 전혀 몰랐던 곳이었다 .
“ 원주는 알고 있었지만 완주는 처음이었어요 . 완주에 상담 받으러 처음 왔을 때 풍경이 정말 좋았고 상담 내내 친절하게 도와주신 사무장님 덕분에 느낌도 참 좋았어요 . 그래서 그 자리에서 ‘ 여기가 맞다 ’ 는 생각이 들었죠 .” 그는 과거에도 소소하게 주말농장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
아내가 주도했던 일이었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며 농사를 배웠다 . “ 화성 근처 절대농지에서 2 년 정도 주말농장을 했어요 . 노지에서 1 년 비닐하우스에서 1 년 정도였죠 .
그때는 아내가 하자고 해서 따라갔던 거였어요 .”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20 년 넘게 일했던 그는 도시에서의 삶을 잠시 멈추고 농촌이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신을 실험해보고 싶었다 .“ 일을 오래 하면서 늘 정해진 틀 안에서 움직이다 보니 어느 순간 내 삶이 너무 반복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마음 한구석이 늘 허전했어요 . 그런 시기에 아내와의 기억 그리고 농촌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이 겹쳤죠 .” 그렇게 그는 완전히 다른 삶에 자신을 던지듯 완주에 들어섰다 . 문화와 농촌이 어우러진 가능성의 땅 프로그램 참여 이후 가장 인상 깊었던 활동으로 그는 ‘ 완주알기 프로그램 ’ 을 꼽았다 .
“ 완주 13 개 읍면 중 절반가량을 돌아봤는데 이미 정착한 분들도 많고 문화시설과 관광 테마파크가 어우러져 있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문화예술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삼례문화예술촌에서 프라모델 전시 제안을 받으며 젊은 층과 문화적 활동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완주의 잠재력을 몸소 느꼈다 .
“ 농촌이라고 해서 농사만 있는 게 아니라 공업 , 상업 , 문화까지 다양한 분야가 공존하고 있었어요 .” 이처럼 완주는 농업뿐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으로 가득한 곳임을 깨달았고 그런 환경 속에서 함께하는 동기들과의 관계도 점점 깊어지고 있다 .
“ 한 곳에서 정착이 어려워도 2~3 가구씩 같은 방향으로 가보자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 그는 서로 의지하며 함께 삶의 터전을 꾸리며 완주에서 미래를 그려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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