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획특집 · 2022.04.20

비봉 소농리 원소농마을

11년 부녀회장 심철례 어르신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22.04.20 10:52 조회 2,938 댓글 0
목록으로 돌아가기

푼돈 모아 세월을 엮다보니 여기까지 내가 도울 수 있는 한 10원이라도 나누고싶어 마을 빨래터 옆 한쪽 골목에 빨간 네발 오토바이가 보였다 . 심철례 (77) 어르신이 가파른 현관 앞에 오토바이를 바르게 주차해 놓은 것이었다 . 어르신은 “ 우리 큰아들이 다리 아프니까 하나 장만해줬다 ” 며 웃었다 .

집에서 몇 미터 떨어진 밭에 다녀오신 어르신은 오토바이를 능숙하게 다루며 웃음 지었다. 올해로 51 년째 마을에 살고 있는 철례 어르신은 익산에서 이곳에 시집 온 뒤로 정착해 살고 있다 . 어르신은 그 당시로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스물일곱에 결혼했다 .

IMG 0341
IMG 0341

“ 원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사는 정결한 정녀를 꿈꿨었지 . 언제부턴가 건강이 계속 안 좋아졌는데 주변 어르신들이 결혼하면 아픔이 사라진다고 해서 결혼하기로 결심했어 .” 그렇게 어르신은 중매로 결혼식을 올렸고 현재 슬하에 세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

남편도 건강이 안 좋아져서 어르신이 집안 가장 노릇을 하며 자식들을 키워냈다 . 누구보다 강한 책임감은 마을에서도 볼 수 있었다 . 어르신은 지난해까지 11 년 동안 부녀회장이었다 . 새마을운동 때 마을 길 만드는 사업에도 힘을 보탰고 빨래터도 조성했다 .

“ 부녀회장 하면서 옛날부터 빨래터로 썼던 냇가에 구조물을 만들었어 . 원래는 내려갈 계단도 앉을 데도 없고 불안했었는데 이제 좀 편해졌지 .

지금은 위에 공장들이 많이 들어서서 물이 깨끗하진 않아도 밭에서 따온 채소들을 초벌로 흙만 털어내기 좋아 .” 요즘 어르신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공병과 폐지를 줍는다 . 그렇게 모은 돈으로 원불교에서 후원하는 봉공회에 십여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

TV 를 볼 때 후원 전화가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 조금씩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시는 것이다 . “ 몸이 성치 않아서 일하는 게 쉽지 않지 . 그런데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내가 도울 수 있는 한 10 원짜리라도 나누고 싶어 .”

현장 사진

11년 부녀회장 심철례 어르신 사진 1

첨부자료

댓글 0

댓글은 로그인 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