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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21.10.13

문화가 피어나는 용암마을

정이희 할머니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21.10.13 14:49 조회 3,01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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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동안 만난 사람들한테 죄다 고마워 실외 기온이 29 도를 웃돌았던 뜨거운 오후 . 볕이 잘 드는 마루에 앉아 팥을 다듬고 있는 정이희 (85) 어르신을 만났다 . 얼굴도 모르는 객이 불쑥 찾아왔지만 개의치 않고 오히려 반겼다 .

냉장고에서 사과 두어 개 꺼내서 깎아주고 나서야 다시 자리에 앉으셨다 . “ 우리 집 양반이 이진구 씨인데 15 년도에 돌아가셨고 지금은 아들하고 둘이 살고 있어 . 이 동네에 동래정씨가 많이 살았는데 나도 똑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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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파가 다른데 나는 대호군파 ,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풍천공파였어 .” 어르신은 봉동 은하리 추동마을에서 스물셋 나이에 시집왔다 .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용암마을에서 살아온 어르신은 옛이야기를 술술 꺼냈다 . 그가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도 , 재밌었던 것도 다 그 시절이었다며 .

“ 애들 갈치고 ( 가르치고 ) 키우고 돈 벌어가지고 집 짓고 . 그때가 힘들어도 재밌었어 . 어른들이 나보고 무엇이든 어떻게든 해낸다고 참 부지런하다고 그랬어 .

논농사 300 평은 지어야 직불제도 탈 수 있었는데 우린 그것도 못 탔을 만큼 적게 지었지만 열심히 했어 .” 옆집 사람 생일이 곧 마을 잔치가 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 용암마을도 주민들 간에 큰 갈등 없이 화합이 잘 되던 마을이었다 .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살진 않았어도 인심이 각박하진 않았다 .

“ 옛날엔 애기들이 돌 지나서 몸살 나면 금방 죽고 그랬어 . 내가 낳은 몇 애들도 그렇게 하늘로 보냈거든 .

살아 있는 자식이 둘밖에 없는데 동네 사람들도 같이 귀엽게 키워줘서 아프지도 않고 잘 자랐어 .” 요즘 어르신의 일상은 먹을 만큼만 밭농사 짓고 , 여동생이 박스 채로 보내준 책을 시간 날 때마다 읽는 것이다 . 욕심부리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사는 게 어르신의 소망이다 .

어르신은 “ 사는 동안 만난 사람들한텐 죄다 고마울 뿐 ” 이라고 말했다 .

현장 사진

정이희 할머니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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