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획특집 · 2021.10.13

문화가 피어나는 용암마을

붉은 벽돌집 이종귀 어르신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21.10.13 14:59 조회 3,124 댓글 0
목록으로 돌아가기

내 삶의 지침은 바른 마음 바른 행동 토박이에 공직자로 33 년 마을 역사 누구보다 잘 알아 담장에 그려진 벽화 , 자전거를 타고 유유히 논길을 지나가는 사람들 . 달달달 트랙터 지나가는 소리 . 이렇게 마을 골목을 보고 들으며 걷다 보면 어느덧 마을의 끝자락에 이르게 된다 .

그곳에 지어진 붉은 벽돌집 . 우리는 이곳에서 이종귀 (77) 어르신을 만날 수 있었다 . 가는 길에 만난 이웃 주민들은 “ 이 마을의 역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 , 마을 이야기를 술술 꺼내주실 분 ” 이라며 그를 칭했다 . 종귀 어르신이 용암마을 택지개발 이전 과수원이 있던 자리를 보여주고 있다.

IMG 7469
IMG 7469

1945 년 해방둥이로 태어난 그는 지금껏 여기에 살며 마을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았다 . 마을 한구석에 서당이 있었던 이야기 . 서당이 사라지고 학교가 생긴 이야기 .

72 년 마이크로 15 인승 버스가 운행을 시작했고 , 전기가 처음 공급되던 날 등 꼭 어제의 일인 듯 막힘없이 설명해주었다 . “ 나 어릴 때만 해도 마을에 중학교가 없어서 전주까지 걸어서 다녀야 했어 . 길도 제대로 안 나 있어서 돌다리를 넘어갔는데 정확히 1 시간이 걸리더라고 .

여름이면 장맛비로 냇물이 넘치니까 친구들끼리 서로 팔을 엮어서 건너고 그랬지 . 학교에 도착할 때쯤이면 온몸이 다 젖어있더라고 .” 위) 어르신의 고교시절 모습 아래) 새마을운동 당시 용암마을 주민들 사진 그는 지난 33 년간을 공직자로 생활했다 .

공무원의 꽃이라 불리는 사무관으로 승진하며 20 대 용진면장을 역임했고 , 그 뒤 군청 도시과장과 건설과장을 거치며 타고난 봉사 정신을 인정받아 친절 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또 정년이 가까운 나이에 전문대학 사회복지과에 입학하여 학위를 받고 ,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학구열을 불태우기도 했다 .

“ 일이 끝나면 저녁에 학교에 가서 딸과 같은 나이대의 동기들과 강의를 들었지 .

그렇게 2 년을 빠짐없이 출석해서 60 살 되던 해에 졸업했어 .” 어르신은 공무원으로서 가족들과 다른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고자 욕심을 부리지 말고 청렴결백하게 살자는 뜻으로 ‘ 바른 마음 , 바른 행동 ’ 이라는 가훈을 세워 그 말 따라 살리라 노력했다 .

다짐 덕분인지 기나긴 공직생활 동안 누구에게도 한 점 부끄럼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 그는 “ 괜찮은 직장동료 , 선배이자 후배로서 피해 주지 않고 부끄러울 행동은 하지 않으려 노력했지 . 그래서인지 나와 함께했던 직원들은 지금까지도 연락을 주고받고 , 밥 한 끼 먹을 만큼 끈끈해 .

내 공직생활 중 가장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점이기도 하고 . 오늘도 마침 식사 자리가 있다 ” 며 웃었다 . 매 순간 본인만의 기준을 세우고 어긋나지 않도록 성실히 살아온 어르신 . 앞으로의 삶에 이르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무엇일지 궁금했다 .

“ 지난 7 월 심장에 큰 수술을 받았고 지금 회복 중이야 . 내 나이에 가족들 떠나보내고 혼자 사는 사람도 더러 있는데 , 이렇게 아내와 자식들과 큰 말썽 없이 서로 얼굴 마주 보고 지낼 수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고 감사할 따름이지 . 이보다 더 바랄 건 없어 .

텃밭에 상추랑 들깨랑 심고 돌보며 가족들과 함께 땅과 어우러지며 살아야지 .” [ 박스 ] 어르신이 들려주는 용바위 전설 마을 이름을 한자로 풀이하면 용용 龍 바위암 岩 이다 . 마을 끝자락에 있는 바위는 예부터 용암 또는 용바위라고 불려오고 있다 .

용바위에는 움푹 파인 용 발자국이 있는데 이에 얽힌 전설이 마을에 구전되어 전해지고 있다 . 전설에 따르면 , 차가운 물속에서 100 년을 살아온 이무기가 용이 되려면 커다란 광음과 폭풍우 속에 입에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승천해야 한다고 한다 .

이때 주변으로부터 어떠한 방해가 없어야 하는데 , 그 과정에서 방해를 받아 승천하지 못하면 그 용은 마을과 사람들을 해치는 무서운 악용 ( 惡龍 ) 이 된다 .

어느 날 용 바위 옆 용소 ( 龍炤 ) 에 살던 이무기가 여의주를 물고 용이 되어 승천하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아이가 이를 보고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게 됐다 . 그 바람에 용은 승천하지 못하고 땅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

그때 그곳을 지나던 한 용맹한 장수가 바위를 박차고 뛰어올라 추락하던 용을 받아 하늘로 던져 올렸고 , 그 용은 무사히 승천할 수 있었다고 한다 . 그리하여 지금도 용바위에는 용이 승천할 때의 발자국이 남아있다고 전해진다 .

현장 사진

붉은 벽돌집 이종귀 어르신 사진 1

첨부자료

댓글 0

댓글은 로그인 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