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살면서 내 음식 안먹어본 사람은 없을걸?" 송영자 (70) 어르신은 상학마을에서만 20 년 장사를 했다 . 상학마을에 관광단지가 조성되기 전부터 , 전라북도립미술관이 지어지기 이전부터다 .
처음은 송학사 아래서 노점 장사를 10 년 , 이후에는 모악산 아래에 음식점을 열고 10 년간 운영했다 . 상호명은 ‘ 상학정 돌솥 쌈밥 ’. 지금처럼 상가가 많지 않았을 당시엔 영자 어르신의 가게가 유일한 식당이었다 . “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 가게로 모였지 .
그때는 도로도 생기기 전이고 일대가 번화하기 전이었으니까 . 도립미술관 지을 때 일하던 직원들 밥도 내가 다 차려줬고 ( 웃음 ).” 그 무렵 어르신의 하루는 새벽 다섯시부터 시작했다 . “ 매일 출근 전에 밭에서 상추 , 배추 같은 쌈채소를 수확해갔지 . 그날 수확한 것만 사용해야 돼 .
하루된 놈 , 이틀된 놈하고 차이가 많거든 .” 가게는 꽤 큰편이었다 . 어르신과 일을 돕던 가족을 제외하고 모두 여섯명의 직원이 있었다 . 대표 메뉴는 ‘ 강된장 우렁쌈밥 ’. 그가 직접 담근 강된장을 넣고 개발한 음식이다 . “ 자랑하려니 부끄러운데 , 우리집이 참 인기 많았어 .
맛집이라고 소문났나봐 . 손님이 끊이질 않아서 아침 9 시부터 밤 9 시까지 계속 일했어 . 지금은 영업 중에 잠깐 쉬는 시간을 갖는 가게가 많지만 , 그땐 그런 것도 없었으니까 .” 긴 세월 한 자리를 지키며 장사해온 만큼 단골 손님도 많았다 .
영자 어르신의 식당은 2017 년 모악산에서 전주시 평화동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 어디로 이전한 것인지 전화로 주소를 묻는 사람들도 수두룩했다 . “ 어쩌다 알음알음 찾아온 손님이 있었는데 , 주방으로 와서는 ‘ 그때 모악산 아래서 했던 집이 맞냐 ’ 고 확인을 하고 가시더라고 .
가게를 옮겼는데도 잊지 않고 찾아와주는 누군가 있다는 게 참 감사했지 .” 그렇게 오랜 시간 부지런히 손님을 맞이했던 어르신은 , 지난해부터 장사를 완전히 그만두었다 . 점점 건강 이상 신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 관절염은 늘 있었고 무릎이 약해지다보니 넘어지기도 일쑤였다 .
이로인해 발바닥에 골절을 입기도 했다 . “ 속상하기는 해도 이제 그만해야겠다 싶었어 . 나이가 들다보니 몸도 예전같지 않고 . 이제 쉬어야지 .” 하지만 다짐이 무색하게도 여전히 그의 하루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 한평생 부지런히 살아온 습관이 남아 어르신을 변함없이 살게하는 모양이다 .
집 옆에 자리한 텃밭에 열무 , 생강 , 고추를 심어 기르고 남은 시간엔 마당의 나무와 200 여 개의 다육 식물을 돌본다 . “ 하나 , 둘씩 모으던게 웬만한 화원 못지않게 많아졌어 ( 웃음 ). 물을 잘 흡수하도록 주기적인 분갈이를 해줘야하는데 그 때문에 화분 수집하는 취미도 생겼지 .
잘 키워보려고 공부도 많이 해 . 듣기로는 저마다 맞는 흙 성분이 있더라고 . 한 가지만 넣어서는 안되고 골고루 양분을 주려면 여러 가지 흙을 섞어줘야해 .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고 취향이 다른 것처럼 얘네도 딱 그래 . 남은 생은 이렇게 꽃나무 , 다육이나 가꾸며 차분히 늙어가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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