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엔 남편 , 이제는 아들이 고기 잡아 ” 33 년째 붕어찜 , 매운탕 장사 “ 집집마다 물고기 팔아 살던 때 있었는데 ...” 운제리상회 김인순씨는 경천저수지 옆에서 33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차들이 오가는 경천저수지 옆 도로변 .
늠름한 개와 하얀 고양이들이 문 앞을 지키는 가게가 있다 . 86 년도부터 한 자리를 지켜 온 오래된 식당 . 이곳은 전국 각지에서 온 낚시꾼들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준 ‘ 운제리상회 ’ 다 . 문을 열고 들어가니 김인순 (66) 씨가 반겼다 . 그에게는 장사하는 데 있어 나름의 철칙이 있다 .
물고기 , 닭 등 식재료를 직접 잡아서 식탁에 내놓는 것이다 . 인순 씨는 “ 아저씨가 살아계실 적엔 아저씨가 고기 잡고 이제는 막내아들이 잡아요 .” 라고 말했다 . 저수지를 옆에 두고 있는 옥포마을 . 과거엔 집집마다 물고기를 잡아 생활했었다 . 하지만 현재 어부가 있는 집은 겨우 두 세 곳뿐 .
인순 씨네도 그 중 하나로 아들 이근주 (45) 씨가 낚시를 하고 있다 . 인순 씨네 가족이 마을에 터를 잡은 건 1980 년 , 식당 장사를 시작한 건 1986 년부터다 . “ 그 때만 해도 여기 길이 달구지 하나 다닐 수 있는 정도였어요 .
시내에서 버스타고 짐 짊어지고 온 낚시꾼들이 쉴 공간이 없었죠 . 그렇게 낚시꾼들에게 라면 끓여주고 밥 해주고 하다가 자리를 펴게 됐어요 .” 이후 남편 이정근씨가 물고기를 잘 잡아 와 물고기 장사도 시작했다 . 완주에 고산장 , 봉동장 , 운주장 , 삼례장 모두 다니며 말이다 .
동네 아낙들과 함께 머리에 물고기를 이고 장터에 갔다 . 아직도 인순 씨는 완주에 있는 모든 장날을 기억한다 . 그는 당시 잘 잡히고 잘 팔렸던 때를 떠올렸다 . “ 물고기만 잘 잡히면 생활이 됐어요 . 다들 그럭저럭 살았죠 .
우리 마을에 민물고기 팔아 장사해서 자식들 박사로 키운 집이 다섯이에요 .” 화려했던 과거도 잠시 . 날이 갈수록 민물고기를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 . 요즘 찾아오는 사람은 40~50 대 중년이나 단골 고객이다 . 외지에서 온 고기를 안 쓰는걸 아는 단골들은 그걸 믿고 올 터 .
30 년 전에 왔던 단골이 자식 , 손자를 데려오기도 한다고 . 아들이 아버지 뒤를 이어 2대째 어부가 되었다. 아들 근주씨가 잡은 잉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장사하는 데 욕심 안 부리려 해요 . 물고기도 한꺼번에 안 잡고 수조에 물고기가 어느 정도 있으면 낚시를 쉬죠 .
우리 집 음식 맛을 기억하고 찾아오는 사람들 보면서 장사하는 거죠 .” 2017 년 정근 씨가 위암으로 세상을 떠나고부터는 아들 근주 씨가 물고기를 낚는 중이다 . 아버지에게서 낚시를 배우진 않았지만 근주 씨는 어부의 길을 걷기로 했다 .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고서 어머니의 곁을 지키기로 결정한 것 .
혼자서라도 식당을 이어가려는 어머니 마음을 헤아려 이곳으로 왔다 . 정근 씨의 빈자리를 아들 근주 씨가 채우며 다시 불을 밝힌 운제리상회 . 33 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이곳에 옛날 추억을 맛보러 오는 사람들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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