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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023.10.17

가을걷이 한창인 신공마을

메주콩 거두는 계절

마을과 사람, 계절과 공동체의 시간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완두콩의 기획 기사 모음입니다.

등록 2023.10.17 14:48 조회 3,05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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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콩 거둘 때가 되니 '아, 가을이로구나' 휘돌아 마을 한바퀴 화산 읍내로 향하는 도로변에서 좁은 골목길 따라 들어가면 나타나는 신공마을 . 뒤로는 신야평 , 앞으로는 공수평이 있다고 해서 ‘ 신공 ’ 이라 불리는 마을이다 . 노랗게 물든 들판에 농부들은 가을걷이로 분주했다 .

#눈감은사람 없음1
#눈감은사람 없음1

어저께 거둬들인 벼를 탈곡하고 또 자루에 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새롭게 작물을 심기 위해 땅고르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 하루 만에 모습이 달라질 정도로 부지런하게 일하는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

■ 긴 여름 보내고 가을맞이 평년보다 유난히 덥고 긴 장마가 계속되며 유난히 긴 여름을 보냈다는 마을 어르신들 . 어느새 성큼 찾아온 가을이 반갑기만 하다 . 신공마을에서는 백태 ( 메주콩 ) 를 수확하고 마늘을 심을 때가 되면 비로소 가을이 왔다고 이야기한다 .

특히 이곳은 다른 마을에 비해 여전히 직접 장을 담가먹는 집이 많기 때문에 백태 농사는 필수다 . 아직은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시월 초순의 한낮 , 밭에서 콩 수확과 마늘 심기에 분주한 주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 300 평 부지에 작은 농사를 짓고 있다는 박순복 (74) 어르신도 그중 함께였다 .

“ 백태는 푸릇한 색이 없고 콩깍지가 갈색빛으로 변하면 잘 익은 거야 . 이제 양지 바른 곳에 잘 펼쳐두고 바짝 말려서 콩을 떼어내야지 .” 마을 어귀에 자리한 네 개 고랑의 밭에선 김춘자 (78), 정은예 (79) 어르신이 마 주보고 앉아 마늘을 심는 중이었다 .

멀칭 비닐을 씌우고 일정한 간격으로 뚫린 구멍마다 씨마늘을 쏙쏙 집어 넣는다 . 이렇게 심은 마늘은 오는 봄에 수확할 예정이다 . 긴 시간 웅크린 채로 하는 작업에 온몸이 고될텐데도 “ 여럿이 하니까 괜찮다 ” 는 어르신들 .

일하는 도중 먹는 새참 ,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힘든 일도 금방이라며 미소짓는다 . 또한 저 멀리서 마늘을 새로 심기 위해 땅고르기하는 유인길 (70) 이장도 있었다 . 1,100 평 남짓한 땅에서 혼자서 괭이로 평평하게 땅을 고른다 .

이는 작물이 고루 자라게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작업이다 . 유 이장은 “ 벼농사랑 마늘농사 짓고 소도 키우고 있다 . 그전에는 이웃들이랑 함께 일했는데 이제 마을에 젊은 사람이 없으니까 힘들다 ” 고 말했다 .

■ 소소한 일상을 함께 나누다 청명한 하늘 아래 ,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밭에 나와 일하는 사람도 있지만 집 마당이나 그늘에 앉아 무언갈 손질하는 아낙들도 보인다 . 마을회관에서 얼마 안 떨어진 집 마당에서 깨를 말리고 마늘을 까는 이차계 (83) 어르신도 그중 하나다 .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가 있고 아담한 텃밭엔 알배추가 있었다 . 서울서 살다가 10 년 전에 남편 고향으로 돌아온 차계 어르신은 남편 김수배 (85) 어르신과 함께 살고 있다 . 차계 어르신은 “ 우리 아저씨 ( 남편 ) 가 몸이 안 좋아서 낮엔 요양보호사 오시고 또 아들이 돌봐주고 있다 .

IMG 9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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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딸 둘에 막내아들 하나인데 우리 애들한테 고맙다 ” 고 말했다 . 노랗게 익은 들판 옆 마을길 따라 걷다 마주친 집 앞에 어르신 보행기 한 대가 놓여있었다 . 안에 사람이 있다는 의미다 . 안쪽 마루에 앉은 이영애 (85) 어르신과 그를 언니처럼 살뜰히 챙기는 이순임 (72) 어르신 .

두 손을 꼭 붙잡은 두 사람이었다 . 순임 어르신은 식사는 하셨는지 , 불편한 건 없는지 묻고 그간 속사정을 듣고 공감해줬다 . 열아홉에 고산에서 시집와서 지금까지 쭉 마을에 지내고 있는 영애 어르신은 “ 오늘 요양보호사랑 같이 고산 읍내 나가서 미용실도 가고 약도 타왔다 .

머리하는 데 옛날엔 5 천원이면 됐는데 이젠 만 원이더라 ” 는 이야기도 하고 “3 년 동안 요양병원에서 지냈는데 손녀가 자기 아빠한테 버럭 화내서 나를 다시 이 집으로 보내줬다 . 돌 지나서 고등학교 때까지 키워서 그런가 나한테 참 잘 한다 ” 며 웃었다 .

■ 회관에 도란도란 모여 프로그램 참여 조용했던 마을회관이 최근 한 달 사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 완주시니어클럽에서 ‘ 찾아가는 인지개발 ’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신공마을을 방문한 것이 이유였다 .

농사일로 바쁜 어르신들도 일주일에 두 번씩 점심이 되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하던 일을 멈추고 이곳으로 모인다 . 강사의 지도 아래 웃음 치료 , 그림 그리기 , 꽃차 시음 , 요가 등을 체험한 뒤 다과회를 갖고 서로 안부를 묻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순으로 진행됐다 .

특히 이 시간에는 신공마을 뿐 아니라 화월리 인근의 주민들도 함께해 더욱 화기애애하다 . 마을 토박이라는 전복희 (81) 어르신은 “ 거동이 불편해서 어디 마음먹고 가기가 힘든데 , 직접 먼 곳까지 방문해서 이것저것 챙겨주시니 감사하다 .

워낙 마을이 조옹해서 적적한데 이렇게 사람들 북적이는 모습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 며 웃었다 . 이어 이날 마지막 색칠을 마친 김옥자 (73) 어르신은 “ 벌써 두 장 째 그림을 그리는 중인데 집에 가져가서 남편한테 보여줄 거다 . 젊을 때도 학교 다닐 때나 미술시간에 그림 그려봤다 .

마을풍경 (3)
마을풍경 (3)

이렇게 회관에 모여 같이 그리니깐 너무 좋다 ” 고 말했다 . 활기가 맴도는 수업 현장 . 또래들과 함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참여하며 이야기도 나누는 이 시간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라고 한다 .

한쪽에 앉아 있던 한 어르신은 두 명의 선생님과 꼭 붙어서 참여하고 있었는데 바로 마을서 최고령인 송순덕 (92) 어르신이었다 . 순덕 어르신은 “ 집에서 혼자 있는 것 보다 이렇게 나오니 너무 좋다 .

오늘도 선생님이 날 데리러 와서 여길 왔는데 그림을 그리는 게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도 재밌다 ” 고 말했다 . [ 박스 ] 완주군공공승마장 개장 화산 신공마을 내 위치한 완주군 공공승마장은 10 월 7 일 개장식을 열었다 .

완주군 공공승마장은 총 3 만 9,000 ㎡ 의 부지에 실내마장 , 실외마장 , 원형마장 등의 승마시설과 과거 역참문화를 전시한 역참문화체험관이 갖춰져 있는 공간이다 . 앞으로 완주군은 제 1 회 완주군수배 승마대회를 개최하고 공식적인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

또한 공공 승마장 조성과 대회 개최를 계기로 말산업과 승마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관련 사업을 더욱 활성화해 산업 특구도시로서의 완주군의 위상을 높이고자 한다 .

최근 치러진 제 11 회 와일드앤로컬푸드축제에서도 말타기 , 말 먹이주기 체험 등을 시행했으며 앞으로도 지역 승마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

이차계할머니 (4)
이차계할머니 (4)

현장 사진

메주콩 거두는 계절 사진 1 메주콩 거두는 계절 사진 2 메주콩 거두는 계절 사진 3 메주콩 거두는 계절 사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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