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어르신들의 삶을 글로 남겨 세대와 세대를 잇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전북지역본부와 사회적협동조합 양지뜰이 함께 추진 중인 ‘인생이야기 기록 작가단’이다. 글쓰기 역량을 갖춘 시니어 활동가들이 대상자를 직접 찾아가 살아온 이야기를 청취하고 수기나 자서전으로 기록하고 있다.
대상자는 자서전을 통해 자신의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소중한 경험을 가족과 지역사회에 전할 수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양지뜰 김종인 팀장은 “어르신들의 삶 속 경험을 찾아내, 글로 옮겨 보자는 취지로 시작된 사업”이라며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전북지역본부 시범사업 공모에서 양지뜰이 완주군 내 사업 추진기관으로 선정되어 글쓰기에 관심과 재능이 있는 세 분을 선발해 사업단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 마음을 열고 한 장씩 채워가는 시간 어느덧 4개월 차, 그간 활동가들은 가족을 위해 헌신한 삶, 홀로 자녀를 키운 이야기, 어려움을 이겨낸 여정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작가로서의 활동에 익숙해지기까지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는데, 그들은 “마음을 열고 흔쾌히 이야기를 들려줄 대상자를 찾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삼고초려 끝에 인터뷰 승낙을 받아내더라도 약속 당일 부재 중이거나, 번번히 사전 질문지에 답을 적지 않아 다섯 번이나 찾아간 경우도 있었다.
수치화된 정보를 얻는 기계적 설문이었다면 훨씬 수월했겠지만, 수기는 개인의 경험과 감정, 가치관을 기반으로 하기에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 관계를 맺는 과정이 필요했다. 어떻게 하면 진솔한 이야기를 끌어내고, 그 안의 반짝이는 조각을 어떻게 다듬을지 고민하는 동안 활동가들만의 노하우가 쌓였다.
유신봉 활동가는 “짧은 만남에서 솔직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며 “사전 질문지로 깊은 질문을 건네고, 망설이는 상대를 ‘좋은 기억만이라도 정리해보자’며 다독인다”고 말했다. 채집한 구술 자료로 초고를 작성한 후에는 대상자의 검토를 거쳐 수정·보완했다.
글씨가 작아 못 읽는 대상자를 위해 큰 글자로 인쇄해 함께 읽으며 완성본을 서너 번씩 확인해 다듬기도 했다. 미덥잖아 하던 사람들도 완성된 글을 받아보곤 표정이 달라졌다. 힘겨웠던 생을 돌아보며 눈물짓는 이도 있었고, 기록으로 남겨줘 고맙다며 밥을 사겠다 청하는 이도 있었다.
대상자가 고마운 마음에 밥을 사면, 다음에는 활동가들이 밥을 사겠다고 약속을 잡으며 관계를 이어나갔다. 낯선 만남으로 시작된 인터뷰가 따뜻한 인연으로 남은 것이다.
>> 마침표 대신 쉼표, 다음 장을 준비하며 활동가 1인당 월 1~2건씩 꾸준히 활동하며, 지금까지 수기 15건, 자서전 4건이 완성되었다. 8월부터는 4쪽 분량의 수기보다 깊이 있는 자서전 위주로 전환해, 한 달에 한 건씩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종인 실무자는 “8월까지의 작업물을 책자로 엮어내어 사업 참여자들에게 선물하는 1차 전달식을 열 예정”이라며 “앞으로는 단순히 개인의 삶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월남전과 6·25 참전, 훈장 수훈자처럼 지역에 기여한 이들의 이야기도 찾아내 지역 기록유산의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생이야기 기록 작가단’ 시범사업은 2027년 전국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확대되어 양질의 노인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 활동가는 “이 사업을 계기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배워가는 기분이다. 앞으로도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1문1답] Q. '인생이야기 기록 작가단'에게 자서전이란? - 유병주 활동가: “자서전은 그동안의 삶의 목표와 자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아내는 일입니다. 자녀들이 읽었을 때 부모님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삶의 지침서’ 같은 책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인터뷰를 고민하는 분께 한마디 - 유신봉 활동가: “기다리지 말고,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십시오!” - 이만수 활동가: “누구든 한 번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볼 기회가 필요합니다. 나쁜 것 말고, 즐겁고 좋았던 기억을 차근차근 정리해 봅시다.”
[정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인생 기록 서비스 내 인생을 글로 남기고 싶지만 막상 쓰려면 막막하지 않으셨나요? 신청만 하면 시니어 대필 작가가 직접 이야기를 듣고 글로 정리해 드립니다. 60세 이상이면 간단한 면담을 거쳐 무료로 참여 가능하고, 부모님이나 지인의 이야기도 기록할 수 있답니다.
* 서비스 절차: 신청 후 작가와 1:1 연결 → 사전 질문지 작성 → 대면 인터뷰 → 원고 집필 → 검토 및 수정 → 수기 또는 자서전 완성 * 신청 문의: 사회적협동조합 양지뜰 ☎ 063-291-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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