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초여름 밤을 영화로 가득 채우려던 계획은 세찬 빗줄기에 잠시 주춤하는 듯했다. 하지만 빗소리는 이내 완주미디어센터를 가득 채운 관객들의 웃음소리와 어우러져 한 편의영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지난 6월 19일 금요일 저녁 8시부터 이튿날인 20일 오전 2시까지, 완주미디어센터에서 무박 2일로 열린 ‘제4회 고씨네 별밤극장’이 우천이라는 변수 속에서도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 우천으로 실내 전환… “영화 몰입감 오히려 높아져”
당초 이번 별밤극장은 탁 트인 미디어센터 옥상에서 야외 상영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당일 내린 비로 인해 2층 실내 상영관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됐다. 별은 볼 수 없었지만 현장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찼다. 오히려 비가 내린 덕분에 색다른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인근 체육공원에서 뛰어놀던 동네 초·중학생들이 비를 피해 미디어센터로 모여든 것. 아이들의 활기찬 웃음소리가 더해지면서 놀이방, 소상영관, 동아리방 할 것 없이 건물 전체가 시끌벅적한 축제 장소로 탈바꿈했다. 1층 로비에 마련된 포토월 역시 큰 인기를 끌었다.
관객들은 준비된 공룡 탈, 꽃게 머리띠 등 개성 넘치는 분장 소품을 활용해 재치 있는 인증사진을 남기며 축제를 만끽했다. 저녁 8시, 유재욱 감독의 장편 영화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실내 상영관으로 무대를 옮긴 덕분에 스크린과 사운드의 집중도는 한층 더 높아졌다.
이어 상영된 단편 영화들과 마지막 장편 영화까지, 다채롭고 탄탄한 라인업에 관객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관객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영화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 “작품들이 하나같이 훌륭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 들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 천막 아래 빗소리 들으며 즐긴 ‘컵라면 타임’
이번 행사의 백미는 단연 영화 상영 중간에 마련된 ‘컵라면 타임’이었다. 관객들은 일제히 옥상으로 이동해 미리 설치된 천막 아래서 빗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따뜻한 컵라면을 즐겼다.
야외 상영의 탁 트인 감성은 누리지 못했지만, 천막 밑에서 비 오는 초여름 밤의 운치를 나누는 또 다른 낭만적인 밤이 연출됐다. 이날 행사장에는 완주 군민뿐만 아니라 인근 전주 등 관외 지역에서 찾아온 관객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한 완주 주민은 “우리 지역의 이렇게 좋은 문화 행사를 꼭 자랑하고 싶어서 논산에 사는 친구를 일부러 불러 함께 왔다”며 뿌듯함을 전했다. 새벽 2시경 모든 영화 상영이 끝난 후에는 이번 별밤극장을 기획·운영한 고씨네 조미정 씨 의 사회로 영화감상 후기를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다.
늦은 시간임에도 자리를 지킨 관객들은 서로의 감상을 자유롭게 공유하며 무박 2일의 뜻깊은 여정을 마무리했다.
완주미디어센터 관계자는 “우천으로 인해 실내 상영으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함께 즐겨주신 관객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세대와 지역이 미디어를 통해 함께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4년째 별밤극장을 기획 운영하고 있는 고씨네는 2021년부터 완주미디어센터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주민 영화감상동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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