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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공동체 · 2026.07.13

질문이 있는 이달의 책

감나무책방 '최고의 양념', '곰 아저씨의 커피 가게'

사람들이 함께 웃고 배우며 살아가는 공동체 현장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등록 2026.07.13 17:12 조회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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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런저런 연유로 자주 음식을 만든다. 차림과 맛에 집중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자라면서 먹었던 음식들이 불쑥 떠오른다. 동네에서 솜씨 좋기로 이름난 엄마는 불편한 부엌에서 참으로 다양한 음식들을 만들었다. 엄마=음식이라 떠올리는 것이 미안하고 언짢지만 내 기억이 그런 것을 어쩌겠나.

최고의 양념 가메오카 아키코 지음 이경숙 옮김 섬드레
최고의 양념 가메오카 아키코 지음 이경숙 옮김 섬드레

매일은 아니라도 6~7가지 반찬과 아궁이 잔불에 구운 생선, 불고기, 뜨끈한 국이 차려진 큰방 풍경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만하면 ‘화목한 가족’이었다는 나름의 내막에는 밥상 풍경이 크게 차지한다. 음식 맛에 견주어 기억에 남는 것이 또 있다.

점점 자라는 아이들 방을 늘려 짓던 아빠 옆에서 꼬물대며 시멘트 벽돌을 만들다가 마당 한가운데서 라면을 끓여 함께 먹던 풍경은 액자속 그림처럼 남아있다.

다섯 형제 중 서열 중간 포지션이 좋아하는 음식 앞에 앉을 확률은 높지 않은 터라 밥상 앞에서 보이지 않는 나만의 눈치 게임을 하던 진중함이 떠오를 때면 웃음이 난다. 이런 순간에 작은 심부름이라도 하게 되면 낭패다.

돌이켜보니 의도된 심부름이아니었나 의구심이 들 정도로 유년 시절의 숙고는 지금도 아련하다. 놀이터였고, 돌봄 역할을 해 준 교회에서 음식을 나누어 먹던 풍경에 대한 기억도 많다. 음식을 만들며 떠올랐으니 당연히 맛에 대한 기억이라고 생각했다.

곰아저씨의커피가게
곰아저씨의커피가게

그러나 어디서나, 누군가와 ‘함께’였다는 사실이 퍼올릴수록 선명해진다. 먹고, 먹으며 도란대고, 다음에 뭐 하고 놀까 작당하던 그 시절에서 맛과 ‘함께’를 소환시키고 싶다. 현재에 충실하고, 미래를 꿈꾸는 것처럼 살고 있지만 생각은 대부분 과거를 향해 있는 이런 상태가 이상하게 여겨진다.

그런 연유인지 훈훈한 추억을 아이들에게 남겨줄 모든 의무가 엄마에게 있지 않다 할지라도 읽는 동안 양육자로서 어쩔 수 없이 미안하다. 늑대 요리사가 과연 다람쥐 도련님의 입맛을 찾아주었을지, 발견하지 못한 양념이 또 숨어있지나 않을지 오늘 밤 이 책을 누군가와 ‘함께’ 읽어야겠다.

최근 출간된 같은 저자의 책. 최고의 양념에서 현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곰과 동네 친구들이 다시 등장한다. 반가운 친구들을 책에서 만나는 기분이다. 기억에 의존하기보다 나만의 맛을 찾아야 함을 깨달아가는 냉정하고 고독한 맛의 세계를 향한 탐험기이다.

동시에, 턱을 괴고 커피 한 모금 들이키며 ‘맛의 세계는 혼자서 이룰 수 없어’라고 정답게 참견해주는 듯하다. 커피를 좋아하고, 특별히 직접 추출해 마시는 것을 즐기는 자리에 둔다면 더욱 정다운 책이 되지 않을까.

현장 사진

감나무책방 '최고의 양념', '곰 아저씨의 커피 가게' 사진 1 감나무책방 '최고의 양념', '곰 아저씨의 커피 가게' 사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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