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식씨의 내집 짓기③] 내 집 짓다 10년 늙는단 말 실감201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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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3개월간의 나의 집짓기가 마무리 됐다. 설렘과 기대로 시작한 나의 집짓기는 한 달 두 달 세 달이 되면서 초조함과 아쉬움으로 변해갔다. 마을 이장님과 어르신들 도움으로 마을회관을 통째로 빌려 두 달만 쓰자고 들어간 것이 세 달이 넘으면서 눈치를 보게 되고 기대했던 것보다 아쉬운 게 많아지면서 ‘자기 집 지으면서 10년은 늙는다’고 한 옛말을 실감했다. 그래도 우리 부부는 대화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이제 잘한 점과 아쉬웠던 점을 정리해 나의 집짓기를 마무리 해 본다.
1. 잘한 점
*함께 한 박 목수 팀원들을 만난 점 : 정말 꼼꼼하고 세심하게 하나하나 만들어갔다. 특히 연통을 집과 어울리게 둘러 준 것과 구들아궁에 비바람이 치지 않도록 신경 써 준 것 등 작은 것 하나하나 세심히 살펴준 것에 감사드린다.
*개량형 구들을 들인 점 : 회오리 구들은 다소 비싸지만 우리 집에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것이다. 적은 나무로 한 번 불을 때면 그 열기가 3일을 간다는데 잘 믿지 않는다.
*방바닥 흙미장 마감한 점 : 바닥마감을 흙으로 하게 되었다. 보통은 모두 시멘트로 마감을 하는데 구들을 만들어 주신 함승호 선생의 도움으로 흙미장을 했다. 벌써부터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점 : 태양광, 태양열온수기를 설치해 에너지자립을 꾀했다. 전에 살았던 집에 설치했던 것을 다시 설치했다. 전기요금이 만 원 이하로 나올 것 같다. 또 태양열온수기 덕분에 사시사철 온수를 펑펑 쓸 수 있을 것 같다. 난방은 구들로 하니 우리 집 에너지자립률은 80%쯤 되지 않을까.
2. 아쉬운 점
*친환경 폼을 쓰지 못한 점 : 처음 설계에는 친환경 화이트폼을 써서 단열하기로 했는데 시공단가 등의 인상으로 못했다.
*흙미장 마감을 제대로 못한 점 : 흙미장을 너무 질게 해서 바닥 갈라짐이 심하다. 그래도 시멘트 미장보다는 백배 낫다고 위안을 해 본다.
*설계를 세밀하게 못한 점 : 설계와 실제 시공 사이에 괴리가 있었다. 주방이 좁고 다용도실의 확장을 미처 인식하지 못해 시공에 반영을 못했다. 그때 공부를 더 해서 꼼꼼하게 설계 했다면 더 멋진 집이 됐을 것이다.
자기 집을 짓는다는 게 얼마나 어렵고 인내해야 하는 지를 깨달은 시간이었다.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저의 집짓기를 도와준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끝>
/양근식 햇빛누리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