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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마을 유일 벼농사 박춘성 할머니2014-07-27

 안심마을 유일 벼농사 박춘성 할머니

“1000평 벼농사도 올해가 마지막일랑가”

 

안심마을 유일 벼농사 박춘성 할머니

 

박춘성(74) 할머니는 운주 안심마을의 유일한 벼 농사꾼이다. 하지만 이도 올해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힘이 부친 탓이다.

 

“인자 힘들고 들어가는 돈이 많아서 벼농사 짓기 힘들어. 누가 삼(인삼)농사 한다고 하더만 또 안 헌다네. 근디 논밭은 1년만 묵히면 풀로 산이 돼야. 내가 여기 안 살면 몰라도 지을 사람이 없어. 그럼 내가 또 해야 할지 몰라.”

 

할머니는 지긋지긋한 농사를 그만두고 싶지만 손을 놓을 경우 잡초가 무성해질 논이 걱정스런 모양새다.

 

“이게(안심마을) 다 모심어 먹던 골짜기야. 옛날에는 78호쯤 살아서 운주에서 시번째(세번째) 되는 마을이었어.”

 

할머니의 대둔산 자락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안심마을 골짜기를 자랑스럽게 둘러봤다.

 

방아를 찧으려면 화산까지 가야한다. “예전에는 완창 운주로 갔는디 지금은 운주 창고가 비었더라고. 벼농사를 안징께.”

 

박춘성 할머니가 모기약을 붙여놓은 재미난 모자를 쓰고 벼논의 피를 뽑고 있다.

 

예서 나고 자란 할머니는 30년 전 남편을 여의었다. 홀로 4남매를 키우면서 정부 융자로 1,800평의 논밭을 샀다. 할머니는 빚을 갚기 위해 혼신을 다해 땅을 팠다.

 

“노태우(대통령) 때 400만원 대출받아 저 땅 사서 20년간 갚았어. 노태우 대통령 덕을 본거지. 곶감해서 한 해 50만원 벌면 50만원 갚고 그렇게 다 갚았지. 나는 땅에만 가믄 좋아. 빚 갚으면 또 사고 그랬어.”

 

가지런한 장독대와 연자방아, 손수 가꾼 꽃들이 할머니의 집 옆에서 수런거렸다. 밤이 되면 할머니는 이것들과 얘기를 나눈다고 했다.

 

“이게 천국이고 천당이지. 부지런히 하고 재미있게 살면 최고여. 마음만 정직하게 허고 살아. 마음이 문제지. 마음을 어떻게 허냐가 중요하지.”

 

할머니는 가을에 다시 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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