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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야독 농부들] 농촌도 정보화시대 남준우씨2014-07-15

[주경야독 농부들] 농촌도 정보화시대 남준우씨


“일흔 나이에 쇼핑몰 사장 되어부렀어”


농촌도 정보화시대 대추·복분자 전문가 남준우씨


와사삭!

경천 원용복마을 남준우(72)씨가 저온 저장고에서 건네준 대추에서 그렇게 사과 씹는 소리가 났다. 입안이 포근해지며 나른해졌다. 예상치 못한 단맛. 대추가 이리 달아도 되나? 남씨는 “경천 대추가 단데는 다 이유가 있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크다. 일교차가 크면 과육이 단단해지며 단맛이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천혜의 조건에 그의 노력이 더해졌다. 사람도 그렇지만 과일도 스트레스를 안 받아야 제대로 큰다. 대추의 스트레스 주 원인은 수분이다. 요즘은 기후가 이상해져 한 달 내내 비 한 방울 안 내리거나, 1주일 계속 비가 내리는 경우도 많다. 대추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딱딱해져 버린다. 그럼 퍼석하고 질겨진다. 육질이 확 달라지는 것이다. 남씨는 어떤 경우든 1주일마다 물 주는 걸 빠뜨린 적이 없다고 했다.


남씨는 10년전 까지만 해도 예비군중대장, 농협 조합장을 하며 농사일 하고는 다소 거리가 있는 행정 일을 담당했다. 또 지난 2002년에는 제 4대 완주군 의회 부의장 까지 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이후 2006년부터 경천에서 대추, 감, 복분자를 키우고 있다. 남씨는 “결실이 잘 열려야 하는데 수확기 태풍 등 날씨의 영향이 커 쉽지 않다”며 “특히 요새는 농촌에 마땅한 일손이 없어 품삯으로 웃돈을 주면 남는 게 없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고품질 대추의 판매처 확보의 어려움을 인터넷 쇼핑몰 개설을 통해 해결했다. 또한 지난 2008년 도시에 사는 자녀와 e메일을 통해 대화를 나누기 위해 컴퓨터 활용수업을 들었다. 초로의 노인에게 컴퓨터는 더 이상 장애물이 아니었다. 나이 탓에 눈도 침침하고, 농사만 하던 투박한 손에 키보드 자판이 익숙지 않았지만 6개월 동안 개근을 할 만큼 열성적이었다.


이후 전자상거래 교육을 받고,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남씨는 “2009년 추석 때 시험적으로 햇대추와 복분자를 전자상거래에 올려 봤는데 반응이 만만치 않았다. 추석연휴 기간에만 500만원 어치가 팔려 나가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에게 보낼 택배 배송장 부터 한글씨 한글씨 꼼꼼히 적는다.


배우는 것에 큰 의미를 둔다는 남씨.  “정성스럽게 키운 대추에 대해 다른 지역의 고객들이 좋은 상품평을 남겨주면 그것만으로도 큰 보람을 얻는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면서 세상의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살기 위해 계속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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