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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 취득한 김희순씨 2014-06-28

운전면허 취득한 김희순씨

“면허증 따려고 한글 배웠제”

 

운전면허 취득한 김희순씨

학과 두 번만에 성공 … 마땅찮아 하는 남편에게 “이혼도장 찍을텨”했지

 


“나는 목적이 이거(운전면허증) 따는 거였제.” 운전면허증을 손에 쥔 김희순(63)씨의 목소리에 생기가 넘쳤다.

김씨는 5월 20일 2종 보통 자동차운전면허증을 땄다. 면허증이 무슨 대수냐 하겠지만 그에게는 특별한 면허증이다.

한글을 깨치지 못하고 평생 살아온 그가 6년 동안 고산면 한글교실에서 글을 배워 따낸 면허증이기 때문이다.

 

“이거(면허증) 헐라고 한글학교 다녔제. 선생보고도 이야기 했어. 근디 이렇게 한을 풀었고만.” 김씨는 “이거 따서 어떻게 존가 모르겄다”며 헤헤헤 하고 웃었다.

 

남편 이영호(71)씨는 김씨가 한글학교 다니는 걸 마땅치 않아했다. “이거 헐라면(면허증) 이혼허자고 허드라고. 그래서 나 도장 찍을쳐 했지. 그런데 실기에 합격했다고 하니 진짜냐고 묻더라고.” 그리고는 김씨가 도로주행 10시간 더 해야 한다니까 30만원을 선뜻 지원했다고 한다.

 

“엄청 열심히 했제. 농사일 허다 말고 갔제. 아이구 말도 못하게 했는디 이렇게 따서 다행이네.” 이씨 역시 아내의 면허증 취득이 기쁜 모양이었다. “성공했어요. 자석들도 좋아하더라고. 학용품도 사주고 그랬제.”

 

학과는 두 번 만에 붙었다. 65점. 실기는 한 번에, 도로주행은 두 번 만에 됐다. 김씨는 “연습시간을 많이 가졌다”고 했다. 기본이 6시간인데 자신이 없어서 10시간을 추가로 했다.

 

“사실 운전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이거 따는 게 목적이었응께. 앞으로 (운전여부는) 두고 봐야제.”

 

김씨는 뜨거운 뙤약볕에서 양파를 캐면서도 운전면허증만 생각하면 기분이 좋은지 연실 싱글벙글 했다. 그는 “인자 농사철 끝나면 운전면허증 땄어도 한글교실은 계속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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