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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오빠 거기서는 행복하게 살아요. 사랑해요”2014-05-21

“언니·오빠 거기서는 행복하게 살아요. 사랑해요”

 

“언니·오빠 거기서는 행복하게 살아요. 사랑해요”

 

세월호 참사 완주 합동분향소

 

  군민들 국화꽃 바치며 눈시울
 “생각해봐야 할 게 많은 것 같아”

 

온 산하가 초록빛으로 물들고 들녘에선 모내기 준비가 한창이지만 모두의 마음 한곳은 먹먹함이 감돌고 있다.

 

세월호 여객선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위한 합동분향소가 완주에도 마련됐다. 완주군 용진면 국민체육센터 앞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슬픔으로 가득했다. 영정이나 위패 하나 없이 국화꽃으로 수놓은 분향소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현수막이 더 무겁게 느껴졌다.

 

침통한 표정, 무거운 발걸음으로 분향소를 찾은 완주지역 조문객들은 분향대에 흰 국화꽃을 바치며 저마다 눈시울을 붉혔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에선지 고개를 떨어뜨린 채 한참을 기도했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 각자 사정은 다르지만 모두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의 명복을 빌었다. 국화꽃 한 송이를 바치며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아내던 한 중학교 방과후 교사 이효숙씨는 “애들을 가르치는 입장이다 보니까 학생들의 희생이 황망하고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른 아침 상추를 내다팔고 왔다는 김미혜(51)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구조과정을 지켜봤지만 싸늘한 시신을 끌어안고 오열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며 “어떤 말로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을 흐렸다.

 

가슴 먹먹한, 믿기지 않은 사건. 어른들의 죄스러움은 분향소 앞 노란 리본과 메모에도 그득했다. “사랑하는 아들 딸들에게. 나는 8명의 손자손녀를 둔 용진면의 한 할머니란다. 사고 당일 교회에서 기도하다 소식을 듣고 흐느껴 하나님께 기도했던만 아직도 배안에 갖혀 있을 것을 생각하니 비통한 마음 그지 없구나. 떠나간 그곳에선 부디 춥지 말고 아프지 말아라” “언니, 오빠 거기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사세요. 사랑해요”, “어른으로써 너희들에게 할 말이 없구나.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함께 해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는 애도의 글들이 남겨졌다.

 

완주 합동분향소 조문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9까지이며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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