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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자연, 사람답게 사는 삶201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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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5일부터 6월 1일까지 ‘흙, 에너지 그리고 집(Earth Energy House)’이라는 주제로 ‘흙집짓기 과정1’이 진행되었다. 유네스코 석좌프로그램 한국흙건축학교 개교 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첫 번째 교육이었다. 50여명의 수강생들이 이 과정을 함께 했고, 8일 동안 손맛 나는 정갈한 흙집하나를 완성했다.

 

전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왔다. 20세 청년부터 혼자서 고산 양야리에 사드락 사드락 집을 짓고 있다는 51세 아줌마. 80세가 넘으신 할아버지가 한 무리가 되어 집을 지었다. 그냥 흙이 좋아 이곳을 찾은 이들도 있고 자녀들의 아토피가 심해 흙집을 지어야 겠다는 마음으로 찾은 이들도 있다. 7박 8일은 짧은 기간일수도 있지만 숙식을 함께 하며 교육받고 땀 흘려 노동을 한 그들에게는 이미 끈끈한 동지애가 생긴 듯 하다.

 

5월 31일 흙집짓기 교육을 마친 마지막 날 밤. 모닥불 앞에서 마음나누기를 하며 그들이 나눈 이야기들이 오래도록 생각날 것 같다. 흙, 자연, 사람답게 사는 삶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들이 하도 주옥같아서 그대로 옮겨 본다. 

 

"50살 안에는 꼭 내 손으로 흙집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 50살이 넘었지만 그 꿈을 이제야 이루게 될 것 같아요. 사는 날까지는 건강하게 살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사람이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듯이 항상 가까이 해야 하는데 여러 가지로 멀어져 있게 된 세상 속에서, 흙이라는 것이 새삼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살다보니까 흙에서 나는 것을 많이 먹고 살았고 또한 20~30년 후에는 다시 흙으로 돌아갈 것 같고, 욕심을 부려보면 앞으로 남은 인생은 흙의 혜택을 좀 더 받고 싶고 흙과 친해지고 싶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인테리어 일을 한 10년 정도 했습니다. 올해 인생을 전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구요.  그래서 흙과 건축이라는 명제를 세우고 자료를 찾아봤는데 완주에서 흙건축학교 1기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것이 살아가는 마음자세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건축가는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가지고 열심히 배우며 떠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자기 집 지으시려는 분 있으면 불러주십시오. 재워주시고 밥만 주시면 어디든 가겠습니다! "

 

"자연과 하나 되고 자연을 많이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을 전에 알고 있었지만 흙건축 학교에 들어와서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건축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교육도 좋았지만 동기들과의 교재 시간이 더욱 좋았습니다. 저보다 젊은 사람들을 만나서 저도 젊어지는 것 같아요. "

 

"향후 계획이 있다면 제 흙집을 조그맣게 짓고 싶습니다. 그 집의 이름은 ‘결국은 흙이다.’ 라고 짓고 싶습니다. 제가 반 귀촌상태에서 생업의 소득을 발생시킬 수 있는 부분은 3년 전부터 완전 노가다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하루의 50%이상은 육체노동은 즐기자, 한 40%만 정신노동을 하자, 10%정도의 말만 하자’ 라는 생각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

 

"큰 도시에서 40년 넘게 살다보니까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오래 했습니다. 생각만 오래 하다보니까 실천하지 않으면 계속 그렇게 살 것 같아서 내려왔습니다. 흙건축이 좋은 이유는 천천히 지을 수 있어서 좋았고 와서 보니 천천히 지어야 예쁜 벽이 되는 다짐 벽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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