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장님] “이장은 공인, 나 위할 것 같으면 그만둬야2014-04-16
“이장은 공인, 나 위할 것 같으면 그만둬야”
용진 도계마을 이일구 이장
지난 5년간 완주군 농촌활력사업을 통해 두각을 나타낸 마을 중 한 곳이 용진 도계마을이다. 2001년 정보화마을로 선정된 도계마을은 두부, 김치 가공을 비롯한 마을공동체사업의 활성화로 마을기업에 선정되는 등 눈에 띄게 성장했다. 그 중심에 이일구(77) 이장이 있다. 그는 도계마을 공동체사업추진 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근엔 봉서골 권역사업 추진위원장까지 맡았다.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이일구 이장을 만나봤다.
언제부터 했나
이장은 99년도부터 했으니 한 15년 됐다. 97년도에 퇴직했다. 원래 여기 살다 직장 때문에 나갔었다. 사실 1962년 스물네 살 때도 한 번 했었다. 제대 후 육군대위 출신 면장이 권유로 했었다. 새마을운동 시작할 때다. 그때부터 단체생활을 좋아한 것 같다.
■ 마을주민들은 얼마나 되나
57가구 150명 정도 산다. 학교가 있어 좀 있는 편이다.
■ 이장은 개인의 일을 돌보기 힘든 자리다. 집에서 뭐라 안하나
가정하고는 거리가 있어야한다. 가정에 충실하자면 마을사업 못한다. 다행히 집에서 이해해줘서 하고 있다.
상복이 터졌다. 재작년에 마을기업 우수상과 행안부 장관상을 탔다. 또 그 전에는 농림부장관상, 올해는 대한민국기자협회 한국을 빛낸 사람들에 선정됐다.
상복이 터졌다. 재작년에 마을기업 우수상과 행안부 장관상을 탔다. 또 그 전에는 농림부장관상, 올해는 대한민국기자협회 한국을 빛낸 사람들에 선정됐다.
■ 힘들 때도 많을 것 같다
이장은 잘해도 욕먹고 못해도 욕먹는다. 열심히 하는데 뒷말하면 당장 그만두고 싶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나를 포기하는 게 아니라 마을을 포기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참자 참자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 그래도 보람이 있을 것 같은데
노력한 대가가 보이잖나. 마을에서 땅을 사서 하는 곳은 별로 없다. 우리는 마을사업을 위해 350평가량의 부지를 매입했다. 땅값만 해도 3배 이상 올랐다. 이런 게 다 보람이다. 게다가 소득분배 할 때는 정말 기분 좋다. 어른들이 좋아 하시는 것 보면 더 그렇다.
■ 다른 이장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표나 위원장은 전부다 공인이다. 개인이 아니다. 나를 위할 것 같으면 그만둬야한다. 이장은 잘 하려면 일이 많다. 최초 행정을 이장이 담당한다고 생각하면 막중한 자리다. 마을사업하기 좋은 조건에 있는 마을이 많은데 이장들이 안한다. 골치 아프다 안하려면 그만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