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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사람] "대통령 바로 옆자리... 완전 멘붕이었죠"
작성자 완두콩 작성일 2013-04-17
첨부파일 [사람] 대통령 바로 옆자리 완존 멘붕이였죠.png
[사람]

완주군 농촌활력과 마을회사육성담당 강평석 계장이 3월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박근혜 대통령 바로 옆자리에 앉아 토론회 발표를 하고 있다.
 
완주군 농촌활력과 농업회사육성 강평석(50) 담당은 3월 22일 청와대 영빈관에 초청받아 갔다.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 및 토론회 자리에서 군 농촌활력사업의 사례발표를 위해서였다. 지방자치단체 일개 부서담당이 청와대 회의에 참석한 일도 흔치 않은 일이었지만 자리마저 대통령의 옆자리였다. 토론회 후 이어진 오찬에서도 대통령과 함께 헤드테이블에 앉았다. 강 담당은 “멘붕(멘탈붕괴)이 왔었다”고 했다. 그로부터 그때 얘기를 들어봤다.
 
IMG_3381.JPG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업무보고는 통상 연말에 정부청사에서 1년에 한 번씩 하는데 정부조직법이 늦어지는 바람에 청와대 영빈관에서 했어요. 장·차관에 국장, 기조실장, 국회의원, 농식품부 산하기관 공무원 등 130명 정도 왔어요. 대한민국 농업농촌관련 높은 사람은 다 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옛날에는 업무보고만 하고 끝났는데 이날은 업무보고 20분하고 토론회를 40분 했어요. 업무보고에 주어진 시간은 2분이었죠. 완주군 사례는 토론회 자리에서 발표했어요. 그 감회야 이루 말할 것도 없죠.
 
- 그날 몇 차례의 멘붕이 왔다는데.
몇 번의 멘붕이 왔어요. 처음은 자리 때문이었죠. 올라갈 때까지만 해도 내가 앉는 자리는 대통령 옆자리가 아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바뀐 것이죠. 식은땀이 났어요. 발표하면서 또 멘붕이 왔는데 앞선 발표자 일부가 접대성 발언을 날리는 것이었어요. 올라가기 전까지 집사람하고 시간에 맞춰 사례발표 연습만 했는데 ‘나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순간 당황되더군요. 발표하면서 맞은편을 보니 몇몇이 눈을 감고 있었다. ‘아이고 이거 내가 제대로 못해 그런가보다’하는 생각이 들어 또 멘붕. 그래서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두레농장 사례를 소개했죠. 75세 노인이 농장에서 돈을 벌어 손자 등록금을 냈더니 며느리가 자신에게 꼼짝 못하더라는 얘기를 소개하자 그때서야 사람들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됐다 싶었죠.
 
- 다른 일은 없었나.
오찬으로 육개장 먹었습니다. 테이블 12개 있었는데 역시 대통령과 헤드테이블에서 함께 했죠. 그만큼 완주군 농촌활력사업이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걸 증명한 것이에요. 군 위상이 이 정도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담배를 끊었는데 그 순간 담배생각이 나더군요.
 
- 동료들의 반응이 장난이 아니었다.
페이스북에 띄웠는데 처음에는 동료들이 ‘저 사람 왜 저기에 있지’하며 이해를 못하더니 나중에는 부러워하기도 하고 자기 일처럼 좋아해 주기도 했어요. 대통령과 악수하기도 힘든데 바로 옆자리에서 사례를 발표한 경험을 한 공무원은 많지 않을 겁니다. 며칠 지나고 보니 댓글이 90개나 달려 있더군요. ‘좋아요’ 표시도 90개가 넘었습니다. 파격적인 일이었죠.
- 끝으로 한 말씀 하자면.
그날 완주군 정책이 국가의 정책으로 채택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복지형 노인일자리 제공도 좋은 거라 가져다 써도 좋다고 생각해요. 우리 군 농촌활력 정책이 보다 많은 성과를 내 전국으로 퍼져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위해 나부터 신발 끈을 고쳐 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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