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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일을 내 일처럼 하니 나를 좋아하시지 2014-02-14

어르신들 일을 내 일처럼 하니 나를 좋아하시지

어르신들 일을 내 일처럼 하니 나를 좋아하시지
 
고산 어우마을 조중목 이장
 
 
고산 어우리(於牛里)는 여타 농촌마을과 다르다. 주민 수가 120가구 360명에 달할 정도로 큰데다 고령화가 심화되고 주민이 감소하는 농촌마을의 현실과 달리 인구가 유입되고 있다. 최근 3년 새 22가구가 늘어났다. 마을이 큰 만큼 챙겨야할 일도 많다. 어우리 일꾼 조중목(59) 이장을 만나봤다.
 
- 어우리(於牛里)라는 이름은 무슨 뜻인가.
▲ 뒷산이 소를 닮았다. 어른들에 의하면 소가 멍에를 쓰고 힘써 가는 형국이라고 하더라.
 
- 마을이 상당히 크다.
▲ 고산면에서 제일 큰 것으로 안다. 완주군에서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규모가 클 것이다. 무엇보다 젊은 귀촌, 귀농인이 많은 편이다. 다른 마을들과 비교해 규모가 커서 쪼개자는 의견도 있지만 여러 면에서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많다.
 
- 큰 마을이라 이장 역할이 더욱 힘들 것 같다.
▲ 힘이 좀 부치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마을 어르신들과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협력해줘서 어렵지 않다. 특히 새로 들어온 귀농, 귀촌인들이 모두 사람이 좋아서 잘 도와준다.
 
- 이장은 언제부터 했나.
▲ 서울에서 직장생활 12년 하다가 1998년 겨울에 내려 왔다. 2년 농사짓고 나니 마을에서 이장하라고 하더라. 그때부터 이장을 줄 곧 맡아오다가 중간에 한 번 딴 사람 시켰는데 잘 안 되서 다시 맡아 지금까지 하고 있다.
 
- 주민들이 또 맡긴 이유가 있을 텐데.
▲ 특별한 건 없고 주민들 심부름을 잘 해준 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비료, 소금 등이 나오면 운반해주고, 필요할 때 내차로 물건을 사다 드리기도 했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의 일을 내일 같이 하고 있다.
 
- 농사는 얼마나 짓나.
▲ 벼농사 100마지기(2만평) 정도 짓고 소는 25마리 키운다. 밭도 조금 있는데 대파 농사를 한다.
 
- 농사가 많아 마을 일 보기가 싶지 않을 텐데.
▲ 주로 벼농사를 해서 모내기 끝내면 좀 나은 편이다. 하우스는 규모가 작다. 서류정리 같은 건 주로 밤에 한다. 어르신들의 비료나 퇴비신청 같은 건 다 밤에 해드리는데 시기적으로 지금이 그럴 때다. 내 농사일이 덜 한 2~3월에 이런 일들이 몰려 다행이다. 이장일로는 요즘이 제일 바쁠 때다.
 
- 언제가 가장 힘든가.
▲ 동네사람들이 뭔 일 있다고 하면 일하다 말고 가봐야 한다. 참 그럴 때가 제일 힘들다. 집사람도 처음에는 그런 상황에 불편해 했는데 지금은 많이 이해하는 것 같다. 집 사람이 이해해주지 않았다면 계속 못했을 것이다.
 
- 보람이 있다면.
▲ 주민이 늘어나는 일이다. 젊은 사람들이 오면 나를 만나보고 결정해 내려온다. 그 사람들이 ‘마을분들이 왜 이리 친절하고 좋냐’고 한다. 그럴땐 내가 어우리 이장인게 자랑스럽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동네 분들이 나를 인정하고 믿어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이마저 없다면 힘들어서 못한다. 마을사람들 모두가 내 일에 협조적인 건 아니기 때문이다.
 
- 언제까지 할 생각인가.
▲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동네 어르신들이 원한다면 계속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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