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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미소짓게 하는 협동식당 '고산味소' 2014-03-17

지역을 미소짓게 하는 협동식당 '고산味소'

제 값 치른 완주한우로 월평균 4억6000만원 매출
 
 
전북1호 한우협동조합 고산味소
 
지난해 19억원어치 팔았어도 순이익은 2000만원뿐
왜 이렇게 적냐구요?
마리당 100~150만원 더 줘
조합원에 이익 모두 돌아간 때문

 
창업 넉 달 만에 매출액과 일자리가 배로 늘었다. 그사이 조합원도 자고 나면 늘어 2.3배가 됐고 출자금은 우스갯소리로 집계가 안 된다. 오늘과 내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산味소 이야기다.
 
전북 1호 협동조합 한우협동조합의 한우전문음식점 고산味소가 그야말로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인기메뉴인 특제 갈비탕은 점심시간 한시간전에 물량이 동나고, 육회비빔밥, 구이 등 각 메뉴도 매일같이 1일 판매량을 경신하고 있다. 식당과 함께 운영되고 있는 한우판매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완주 한우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개장한 한우전문음식점 고산味소와 한우고기판매장의 지난해 9월부터 연말까지 넉 달 동안 매출액은 19억 4,000여만 원. 올 1월 매출액은 7억 6,000여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월 평균 매출액 4억 6,000여만 원에서 큰 폭으로 상승한 수치여서 그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10-어르신 식사.jpg
고산味소는 하루평균 500여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저렴하고 믿을 수 있어 한 번 맛보면 저절로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울 정도란다.
 
 
지난 2012년 산지 소 값이 폭락했을 때 누구 하나 농민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지 않았다. 완주 지역 내 농가들은 스스로 살길을 모색하고자 자구책을 마련했다. 그 일환으로 2012년 11월 29일 완주한우협회원 60명이 모여 전라북도 제1호 협동조합인 완주한우협동조합을 설립했다. 그리고 농민들은 제 값을 받고, 소비자들은 고품질 소고기를 저렴하게 맛 볼 수 있는 유통구조 개혁안을 모색했다. 
 
박일진 완주한우협동조합 이사는 “아무리 농민들이 애써 소를 키워도 헐값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기에 기존 유통구조의 개혁 없이는 농가들이 살아남을 수 없었다”며 “초창기 직판장을 운영하고자 모여 준비를 하고 있던 와중에 완주군에서 협동조합을 꾸리게 도움을 줘 조합을 우선 출범시키고, 이후 직판장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조합원 가입 조건은 완주 지역 생산 농가로 한정하고, 1구좌 200만원을 출자하도록 했다. 이어 매월 총회를 열어 조합원들과 조합 운영에 관한 사항들을 논의하고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으로 운영해 나갈 수 있는 내부 방침들을 수립했다. 또한 수익배분보다는 농가들이 고정적으로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구조마련에 초점을 두고, 세운 목표를 달성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이로써 조합원들은 소 1마리당 100~150만원의 값을 고정적으로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는 기존유통구조 아래서 농가들이 헐값에 소를 판매해야 했던 때와 비교하면 70여만원이상 차이가 나는 금액이다.
 
합리적인 구조 아래 소 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조합원 수도 처음 60명에서 올해 142명(3월6일 기준)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한우협동조합은 2013년 9월 고산味소 한우전문음식점과 직판장을 열었다. 유통구조를 단순화해 저렴한 가격으로 신선한 최상급 완주 산지의 소고기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기 위함이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어요. 연일 문전성시를 이뤘죠. 작년 넉달만에 19억 원어치 팔았어요. 하지만 남은 건 2,000만원밖에 안되더군요. 조합원들이 뭐라 하겠구나 하고 걱정했는데 아무런 문제제기도 안하더군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수익이 나면 소 값으로 조합원들에게 돌려줬기 때문이다.
 
박 이사는 “초창기 수립한 원칙 아래 수익 배분보다는 농가에게 최하 100만원에서 150만원가량 더 주고 소 값을 지불하는 데 초점을 맞춰 남은 수익은 소 값을 더 쳐주거나 조합 발전을 위한 투자 명목으로 저축하고 있다”며 “큰 호응을 얻어 계속해서 조합이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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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소비자간 신뢰쌓여 인터넷 쇼핑몰 운영 검토”
 
완주 한우협동조합 최홍식-박일진 이사

 
- 연일 대박인데 매출액이 궁금하다.
 
▲작년 9월 문을 연 뒤 4개월 동안 한 달 평균 4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1월엔 설 명절이 끼어 7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 하루 소비되는 고기의 양은.
 
▲하루 평균 2마리다. 설 명절이 낀 1월 한달 동안은 토, 일요일 도축을 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하루 평균 3마리가 넘는다. 하루 최고 12마리를 잡은 날도 있었다. 마릿수로는 111마리를 잡았다.
 
- 안전성이 검증된 신선한 고품질 한우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인기의 비결인 것 같다. 같은 품질의 고기를 놓고 비교했을 때 실제로 저렴한가.
 
▲굉장히 저렴하다. 전주지역 음식점과 비교해서는 50%정도, 정육점들과 비교하면 20~30% 저렴하다. 
 
- 손님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인가.
 
▲완주지역 분들도 많지만 전주에서 가장 많이 온다. 이 밖에 군산, 익산에서도 오신다. 간혹 대전, 논산에서도 오신다.
 
- 일자리도 많이 늘어났다.
 
▲당초는 15명이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 두 배인 30명이 됐다. 올해 인건비 예산으로 8억2,000만원 이상 책정해 놓은 상태다.
 
-주변 상권과의 상생 방안이 있는가.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곶감작목반이 판매장 광장에서 장사했는데 1억 팔았다. 고산미소가 갖고 있는 시장 잠재력이 있다. 지역 상인들과 지역의 농민들의 다양한 살길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서로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뭔가 합의를 하고 움직여야 한다.
 
- 처음 개장할 때 손님들을 빼앗아 인근 식당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맞다. 좀 불편했고 그런 시각에 부담도 있었다. 과연 이게 가야할 길인가 고민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판매장을 전주권이나 수도권에 내려고 했었다. 눌러 앉게 된 배경은 역설적이게도 그래도 지역을 살려보자는 뜻에서였다. 초기에는 견제도 많았고 힘들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인정을 해주는 거 같다. 동종 정육부분을 빼놓고는 장사가 어느 정도 잘 된다고 한다. 충분히 그동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지역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지역사회에서 ‘잘 됐다. 대신에 초심 잃지 말고 끝까지 가라. 역사적으로 고산에 3번 정도 기회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게 3번째라고 한다’면서 충고도 해주며 잘하라고 한다.
 
- 그동안의 성과라면.
 
▲안 망하고 잘하고 있는 것이다. 비경영인들이 전문 직종에 뛰어들어 안 망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제값 주고 소를 산 것, 소비자에게 좋은 한우를 공급한 것도 성과다. 그리고 이 지역에 사람들을 오게 한 것도 있다. 하루 489명이 고산미소를 찾고 있다. 이를 통한 부가적인 파급효과가 지역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소비자와 생산자간 신뢰관계를 만들어 낸 것도 소중한 성과다.
 
-향후 계획은?
▲조합원들을 위해 소를 많이 팔아야 한다. 대량 판매 직거래 등 활성화, 좀 더 나가면 이런 매장이 도심권에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것도 고려중이다.

 
 
고산味소, 이것이 궁금했어요
 
한우 연령대는.
 
암소는 60개월령 미만으로 제한해서 도축한다. 60개월 미만으로 못박았지만 실제로는 모두 그 미만을 잡는다. 거세우는 30개월령 이상이다.
 
메뉴별 매출액 비율은.
 
구이용 고기중 등심, 갈비살이 가장 잘 나가는 편이다. 그 다음은 모듬구이, 지방이 없는 채끝을 많이 찾는다. 특수부위인 살치, 안창살 등도 꽤 인기가 높은 편이다. 저등급부터 최고등급까지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메뉴 중 갈비탕은 금방 동난다. 이유가 뭔가.
 
좋은 고기를 많이 넣기 때문에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갈비탕 한그릇에 갈비 120g 이상이 들어가는데 값으로 따지면 2만원 정도가 된다. 이윤보다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것인데 하루 70~80그릇으로 판매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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