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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촌스럽게 키울 수 없을까201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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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댁의 시골살이]

 

사무실로 한통의 전화가 왔다. 서울에 살고 있는 한 아이에 엄마란다. 2살인 아이가 아토피가 심해 꿈만 꾸고 있던 귀촌을 앞당기려 한다는 것이다. 그 엄마의 첫 질문이 “혹시 지역에 공동육아를 하고 있는 곳이 있을까요?”였다. 그 말을 들어보니, 아이를 자연 속에서 충분히 놀며 키울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또 하나는 외지에서 내려가 아는 사람도 없어 아이를 함께 키울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는지를 묻는 것이었다. 나도 출산을 몇 달 앞두고 있어 이 엄마의 고민에 십분 동감한다. ‘시골에서 자연을 벗 삼아 촌스럽게 아이를 키울 수 있을지, 아이를 함께 키울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지?’ 말이다.


우선 아이를 맡길 만한 시설자체가 부족하다. 국공립 어린이집 시설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전북과 전남의 경우 국공립 어린이집이 전혀 없는 시·군도 있다고 한다. 우리 군도 국공립 어린이집이 4개 밖에 없다. 지역에 아이들이 줄면서 보육서비스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처럼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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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사이 아이는 고스란히 어르신들의 몫이 되고 있다. 돈을 벌기위해 아이를 맡기는 부모도 농사일과 육아의 부담에 고단한 조부모도 힘들기는 매한가지나 별다른 방법이 없다. 그나마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 다행이다. 부모님과 떨어져 있거나 나처럼 외지에서 귀농귀촌한 엄마들은 그마저도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막상 농촌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들을 보내려고 해도 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먹거리도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생각도 말이다. “뭐 그리 유난을 떠냐!”며 직장 다니다 보면 “그저 안전하게 퇴근시간까지 맡아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한다.”고 한다.

 

얼마 전 한겨레신문에 ‘가족품앗이 커뮤니티’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가족품앗이란, 돌봄과 교육 등에 관한 노동력을 교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두 가정 이상이 모여 그룹을 이루고, 부모들이 서로의 돌봄이나 교육에 관한 콘텐츠를 맞교환하는 식이다.’ 처음에는 서로 모르던 엄마들이 모여,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고 아이들을 함께 키우다 보니 외동아이가 많은 요즘 형제처럼 아이를 키울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물론 부모의 참여가 많아 돈 주고 어린이집 보내는 것 보다 품이 많이 든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직장 다니는 엄마들이 가능한 방법으로 양질의 좋은 보육, 교육 서비스를 누리는 것은 꿈일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을까? 기존의 방식으로 개인이 알아서 조부모에게 맡기거나, 돈으로 해결하는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을 상상해야 할 때가 아닐까? 단순히 출산비용, 육아비용처럼 ‘돈’을 지원해 주는 것 뿐 아니라 엄마들이 이런 고민을 나누고 더 좋은 방법을 찾고 실험해 볼 수 있는 지원도 필요하다. 


전국에 있는, 우리 군에도 있는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지원하는 가족품앗이를 마을공동체로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서울시에서는 '공동육아 활성화지원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공동육아에 대한 설명회도 진행하고 있다. 공동육아 공동체 성장단계별로 '씨앗, 새싹, 줄기'로 지원하고 그 형태도 ‘부모들의 자조모임형, 공공기관 연계형, 민간기관 연계형, 지역거점형’등 다양한 형태로 육성하려하고 있다. 


“한국 출산률 OECD 국가중 꼴찌, 2050년 10명중 4명은 노인”이란 말을 들으며 다들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이 애국이라고 침이 튀며 이야기 한다. 애국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역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는 농촌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완주 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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