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함께] 따뜻함 전하는 뜨개봉사단 201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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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줄과 날줄처럼 마음을 엮어 가요
작품 만들어 기부 외부요청땐 현장방문 교육도
봉사 받던 한 환자 “나도 목도리 만들어 봉사”
봉사 받던 한 환자 “나도 목도리 만들어 봉사”
“바늘이 빠졌어요. 바늘을 끼워야죠.” “잠깐만요. 실이 한쪽만 늘어났네요.”
12월 4일 오전 소양 마음사랑병원 마음드림(재활센터).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여성들의 목소리가 커져만 갔다. 어떤 이는 뭔가를 열심히 설명했고 어떤 이는 묻고 또 물어 뭔가를 이해하려고 했다. 이곳은 낮병원(아침에 와서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오후에 집으로 되돌아가는 형태로 입원치료와 통원치료의 중간형태의 병동) 환자를 위한 완주 뜨개봉사단의 봉사활동 현장이다.
완주지역 주부 25명으로 구성된 뜨개봉사단은 이날 소양 마음사랑병원을 찾아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17명의 치매환자들에게 목도리 뜨는 법을 가르쳤다.
테이블마다 한 명의 봉사자가 4~5명의 환자들을 가르쳤다. 쉽진 않았다. 이곳의 환자들은 대부분 조현병(정신분열), 기분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들로 몇 번을 가르쳐줘도 까먹기 일쑤다. 그럴수록 봉사자들은 더욱 차근차근 일러준다.
“검지로 한 코 떴어요. 그 다음에 긴 실 잡은 다음에 검지 손가락 빼지마시고 다음 코 하세요.” 심영산씨도 중년 여성환자 곁에 앉아 정성스레 뜨개질을 가르쳤다. “아이구. 언니 이쁘네. 손가락 아프면 쉬셔야지.” 이정란(43)씨는 추임새를 넣어가며 지도했다. 환자들은 “옛날에 했던 건데 달라져 힘들다”며 따라하려 애썼다.
이날 봉사에 참여한 김경애(43)씨는 “병원에 있는 환자분들의 경우 운동량 등이 부족한 상황에서 뜨개질을 하면서 근육활동, 집중력 향상 등 재활을 겸해서 한다”면서 “작품의 완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데 어울려서 하는 활동이어서 교류하고 성취감도 부여해주는 것 같아 뿌듯하다” 고 말했다.
완주군 자원봉사센터 이미란(43)씨는 “뜨개질을 통해 환자들이 쉬지 않고 머리를 쓰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뜨개봉사단의 주된 활동은 뜨개질 작품 기부다. 회원들은 정기적으로 모여 목도리나 수면양말, 수세미 등을 만드는데 이를 필요한 이웃에게 전하고 있다. 다만 아동센터나 학교 등 외부의 요청이 있을 때는 이날처럼 방문교육 봉사활동을 펼친다.
마음사랑병원 사회사업팀 사회복지사 한송이씨는 “이날 뜨개봉사단에 도움을 요청한 배경은 환자분들이 퇴원후에도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여가활동의 하나로 뜨개질도 배우고 이분들도 또 다른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치유자가 아니라 봉사자의 입장이 되도록 유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테이블에 앉아 열심히 목도리를 만드는 한 환자에게 목도리를 만들어 뭐 할 것이냐고 물었더니 “봉사해야죠”하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