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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이서 인생 2막 이병철 송완순씨 부부 2013-04-17

구이서 인생 2막 이병철 송완순씨 부부

 

유학길 아들 먹이려 만든 유기농현미가 '히트상품으로'
 
전주서 30여 년 영어학원 운영
2월말 학원 접고 모악산 아래 둥지
지난해 완주군 농기센터 만나 상품개발
"바로 이맛이다" 소비자 반응엔 뿌듯
 
구이 모악산 상학마을에 둥지를 튼 이병철(53)·송완순(54)씨 부부는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영어학원 원장, 강사였다. 전주에서 30여 년간 영어학원을 운영한 부부는 2월 말 학원경영에 마침표를 찍고 유기농 식품가공의 길로 들어섰다. 바야흐로 인생 2막. 50대 초반의 부부가 잘나가던 영어학원을 접고 생경한 식품가공업에 뛰어든 사연이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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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편하게 쉬지 못하고 삶이 지겨웠어요. 그만 두고 지리산에서 1~2년 있을까 생각도 했죠. 그런데 집 사람이 저질러 놓은 일이 많아 그러질 못했어요.”
부인 송씨는 예전부터 ‘곡물박사’로 불릴 정도로 곡물에 관심이 많았다. 유기농 현미․율무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공장을 세우기까지의 과정에서도 송씨의 역할이 컸다.
“아들이 혼자 미국으로 유학을 갔는데. 항상 먹는 것이 걱정이었죠. 어떻게 하면 밥을 거르지 않고 먹게 할까 고민 끝에 현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송씨는 그 때부터 현미에 푹 빠졌다. 아파트에 작은 정미기와 건조기 등 온갖 설비를 들여놓기 시작했다. 거실과 방을 빼고 모두 실험실이 됐다. 송씨는 학원만 끝나면 현미 볶는 일에 매달렸다. 새벽 1~2시는 예사였다.
“현미 하나 개발하는데도 1,000번 이상 볶아댔어요. 현미를 찌고 볶는 과정에서 하나만 틀어져도 맛이 안 나오는 거예요. 온도 맞추기를 몇 백번 했을 겁니다. 잘못해서 80kg 쌀을 한꺼번에 버린 적도 있어요.”
그렇게 공들여서 만든 현미는 말 그대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집에 온 손님들은 송씨가 내놓은 현미가루에 반했다. 사람들은 “집에서만 먹기 아깝다”며 상품화를 권유했다.
입소문을 탄 덕일까. 때마침 완주군농업기술센터에서 쌀 소비촉진사업 참여를 권유했다. 송씨는 지난해 8월 완주군 농업기술센터 쌀소비촉진사업을 신청, 대상을 거머쥐었다. 부부는 본격적으로 유기농 현미가공 사업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해 ‘현미그린’으로 상표등록도 했다. 남편 이씨가 6~7년 전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매입해 놓은 상학마을 터에 작은 공장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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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학원을 접은 부부는 한달만인 3월 4일 현미시리얼 ‘현미왕’을 출시했다. 현미왕은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아직 큰 물량이 아닌 이유도 있지만 아름아름 품질을 믿고 찾는 고객들이 많아 3월 물량 전량이 순식간에 동났다.
부부는 로컬푸드 직매장 납품도 추진 중인데 유기농 벼와 율무 수급이 최대 관건이다. 원료를 지역에서 수급하고 싶은데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현재 현미는 부안에서, 율무는 경기 연천에서 수급하고 있다.
 
 
 
 
부부는 현미와 율무를 찌고 볶는 일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기계를 사놓았는데도 맛이 안나 수작업을 고집하고 있다고 했다. 그만큼 철저하게 만든다는 말일 것이다.
“처음엔 이걸 뭐하러 하느냐며 주변에서 많이 말렸어요. 하지만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 초반이고 또 어떤 어려운 일이 닥칠지 모르지만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을 하니 행복해요. 제품에 대한 좋은 평가 때문에 더 힘이 나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율무시리얼 ‘율무왕’과 사과에 빠진 현미바 ‘사빠현’도 곧 출시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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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송완순 부부가 만든 제품
현미왕-율무왕은 유기농 현미와 율무만을 원료로 사용한다. 원료를 찌고 볶는 과정은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사빠현(사과에 빠진 현미)은 바 형태의 현미제품으로 현미, 콩, 사과효소와 유기농 올리고당을 혼합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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