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마을, 공동체로 로컬푸드 대응 201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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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인 눈을 걷어내고 작업을 시작한 지 30여분이 지나자 상자에 돼지감자가 수북하게 쌓였다. 돼지감자는 저장성이 약한 작물이어서 미리 캐놓을 수가 없다. 이날 주민들은 전주 효자동 로컬푸드 직매장(효자 직매장)에 출하할 5kg과 소비자가 직매장에 직접 부탁한 물량 등 10kg의 돼지감자를 수확했다.
김영식 상호마을개발위원장(76)은 “작년 겨울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땅이 꽁꽁 언 겨울에는 경로당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전부였는데 이렇게 돼지감자를 수확한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김 개발위원장의 말마 따라 작년 이맘때쯤 만해도 주민들은 경로당에 모여 고스톱을 치면서 지냈다. 하지만 전주 효자동에 로컬푸드 직매장이 생기면서부터 마을은 달라졌다. 정확히는 청국장과 돼지감자를 납품하면서부터다.
“전에는 이 시간에 일할 것이 있었간디? 경로당서 노는 게 전부였지. 하지만 지금은 보다시피 청국장도 뜨고 감자도 캐고 할일이 많아졌지. 소일거리 삼아 돈을 벌 수 있으니 여간 좋은 게 아녀.” 청국장 만들기에 참여하고 있는 최병림(82)씨는 “시골마을 노인들이 만드는 청국장이니 소비자들이 믿고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수확한 돼지감자와 청국장은 오후 2시쯤 효자 직매장에 진열됐다. 상호마을은 지난해 12월 초부터 효자 직매장에 품목을 출하했다. 그동안 주민들이 효자 직매장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액은 300여만 원이다.
조신호 상호마을 이장 겸 범어리영농조합 대표(62)는 “효자 직매장에 청국장과 돼지감자를 출하하면서부터 주민들이 로컬푸드에 관심을 갖게 됐고 마을공동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게 됐다”며 “올해 시설보강 등을 통해 품질향상에 더욱 신경을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호마을 주민들은 2월 18일 효자동 로컬푸드 직매장을 견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