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이달 완두콩
  • 품앗이 칼럼
  • 지난 완두콩

기획특집

> 이달 완두콩 > 기획특집

새터민, 북한순대로 와일드푸드 축제 도전 2013-01-23

새터민, 북한순대로 와일드푸드 축제 도전

 

“와일드푸드 축제장이 어디 있나요?” “행사에 사람들이 많이 오는가요?”
새터민(북한을 떠나온 사람을 일컫는 말) 김홍란(65)·이용희(43)씨는 다가오는 완주 와일드푸드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탈북 3년차와 1년차인 김씨와 이씨 등 새터민10여 명이 와일드푸드축제에 도전장을 냈다. 무기는 북한식 순대, 강냉이국수, 감자지짐(부침개)다. 이들은 8월부터 토요일마다 모여 음식준비를 어떻게 할 것인가 논의했다. 이들은 “다른 음식은 남한 사람들과 경쟁이 안 될 것 같았기에 심사숙고 끝에 결정한 메뉴”라고 말했다.

완주 상관의 새터민재단에서 기거하고 있는 이들은 몸은 떠나왔지만 고향에 대한 그리움만은 어쩔 수 없었다. 특히 어릴 때부터 먹어왔던 음식은 더욱 간절했다. 결국 이들은 고향음식으로 정착을 돕고 있는 이수봉 목사의 도움을 받아 와일드푸드축제에 참여키로 했다. “여기와서 북한 음식을 먹고 싶어도 구하기가 힘들었어요. 특히 즐겨먹었던 북한순대는 더욱 찾아보기 힘들었고요. 그래서 우리들(새터민)이 모일 때 가끔 순대를 만들어 나눠먹었는데 목사님이 참 맛있다 하더라고요.” 새터민 맏언니격인 김홍란씨가 와일드푸드축제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새터민에게 순대는 보통 이상의 음식이다.
김씨와 이씨에 따르면 북한 순대는 남한 순대와는 많이 다르다. 북한순대는 잡채 대신 돼지곱창에 생찹쌀, 시래기, 돼지피, 돼지기름, 고기 등을 넣는다. 찹쌀을 물에 3시간 정도 불려 다른 재료와 섞어 돼지 창자 속에 넣는다. 지리적 여건상 찹쌀이 없는 곳은 좁쌀이나 기장쌀을 넣는다. 해서 남한순대가 반찬 개념이라면 북한순대는 밥 대용이다.

북한에서 잔칫상 위의 순대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결혼식은 부부가 화목하게 살도록 기원하는 것이고 회갑상의 순대는 오래 살라는 의미다. 북한에서 순대는 농촌들녘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다. 봄, 가을 농사일을 하게 되면 돼지를 잡거나 순대를 만들어 일꾼들이 나눠먹었다.함경북도 해룡시에서 나고 자란 김홍란씨는  “아버지가 환갑을 맞이하셨을 때 집에서 기른 돼지를 잡아 순대를 만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단오명절 때나 추수 때면 혼자 돼지를 잡을 형편이 안 되니 여러 집이 함께 잡아 순대를 만들어 갈라 먹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이 선보일 강냉이국수는 북한에서 주식이나 마찬가지다. 옥수수 가루를 만들어 기계에 넣어 면발을 만드는 것이다. 강냉이 국수는 껍질을 벗긴 상태에서 알맹이 그대로 죽을 쑤는데 뽀얀 색깔이 참 맛있게 보인다.
백두산 인근 양강도가 고향인 이용희씨는 “워낙에 쌀이 귀한 고장이어서 하루에 두 끼 정도 강냉이 국수를 먹었다”며 “여기 밀가루 국수보다 더 맛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일반 강냉이 국수는 4계절 동안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먹을 수 있다고 해서 ‘다방국시’라고도 불리운다”며 “강냉이국수는 덥게도 차게도 먹었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강냉이 국수의 육수는 여러 가지가 있는 데 지방마다 다르다고 한다.

감자지짐은 감자를 갈아 만든 부침개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설렌다는 새터민들 은 “축제를 잘 치렀으면 좋겠다”며 “북한음식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이전글
듣도 보도 못한 야생 추억의 먹거리
다음글
추억의 야생먹거리 새우맛 메뚜기, 닭고기 맛 개구리
코멘트 작성 ※ 최대 입력 글자 수 한글 120자 (255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