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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벼룩시장’ 열린 날 2013-11-12

‘우리동네 벼룩시장’ 열린 날

 

손예은(우전초 1)양이 확성기를 들고 당차게 물건을 팔고 있다.
 
 
 
싼 물건에 밴드공연까지… 서울 홍대거리 부럽잖네
 
‘우리동네 벼룩시장’ 열린 날
 
 
“4만원짜리 비밀일기장을 단돈 2000원에 팔아요~ 싸요, 싸~.”
 
누군가가 아끼던 일기장을 무려 1000% 싸게 살 수 있었던 이곳은 바로 지난 11월 2일 고산시장에서 열린 ‘우리동네 벼룩시장’ 현장이다.
 
고산시장에 입점한 20대 젊은 청년들이 기획하고, 사전 모집된 참가자들이 의류·잡화·도서·생활 창작물 등의 다양한 물품을 판매하는 소통의 장으로, 신설시장인 ‘정다운 시장, 고산미소’를 알리고 인근 주민들의 참여를 도모하고자 ‘우리동네 벼룩시장’을 준비하게 됐다.
 
부슬부슬 가을비가 내리던 이날 벼룩시장의 한자리를 꿰차고 장사를 하던 손예은(우전초 1)양이 원래 4만원짜리였던 비밀일기장을 들어보이며 지나가는 손님들을 향해 금새 또 외쳤다. “비밀일기장을 사시는 분께는 제가 직접 만든 비즈장식을 덤으로 드립니다~.” 빨간 확성기를 동그랗게 말아쥐고 당차게 외치는 본새가 이미 베테랑 상인 빰친다. 지나가는 손님 귀가 솔깃해질 만하다.
 
곰인형 오백원, 원피스 천원, 장남감 사면 곰인형은 서비스.
 
이 벼룩시장에선 3000원 이하의 물건이 대부분이었다. 고로 먼저 찾아 집어드는 게 임자. 손예은양에게서 보드게임 장난감 ‘젠가’를 구입한 김현선(전주지곡초 1)양은 “갖고 싶었던 장남감을 천원에 샀어요. 게다가 원래주인이 저랑 나이가 똑같대요. 친구가 쓰던 장난감을 이번엔 제가 나눠 갖게 됐어요”라며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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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석(용소초 5)군이 1학년때부터 읽었던 책을 벼룩시장에서 팔고 있다.
 
 
벼룩시장 상품이 너무 싸다해서 허름하고 낡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살뜰이 포장되어 진열된 상품들은 새것 못지않았다. 구겨진 곳 하나없이 깨끗한 동화책을 가지고 나온 강진석(용소초 5)군은 “제가 1학년때부터 읽던 책이예요. 깨끗하고 재밌는 책들만 골라서 나왔어요”라고 말하며 한 권 한 권 책이 팔릴 때마다 뿌듯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그의 책에서는 한장 한장 책장을 넘겼던 점잖은 소년의 손길이 느껴졌다.
 
전주에서 활동하는 4인조 밴드 크림(Cryim)과 율쿠스틱의 어쿠스틱 공연과 컵밥, 수제어묵과 같은 간식거리는 벼룩시장을 즐기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서울에 홍대거리가 있다면 완주엔 고산시장이 있다. 젊은이들이 나눔을 실천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만들어가는 곳, 이번 ‘우리동네 벼룩시장’ 같은 고산시장에서 펼쳐질 또다른 다양한 문화나눔 행사가 기대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한편 지난 9월 4일 개장한 완주 고산시장은 5일장을 상설 시장화한 곳으로, 일반점포 25곳을 비롯해 음식점 5곳, 한우 전문식당 1곳 등 31개 점포를 갖춘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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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재래시장 매력 일본에 소개할게요”
 
요코 야스다씨
 
한국말이 능숙한 요코 야스다(여·50·한국 필명 안소라)씨는 일본인 특유의 상냥함으로 물건들을 팔았는데, 장사를 한다기 보다 벼룩시장에 참여한 것을 한껏 즐기는 듯했다.
 
야스다씨는 “15년전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 전통시장의 매력에 푹 빠졌다.”며 “일본에 한국 전통시장 문화를 알리고 싶어 내년에 일본에서 출판하게 될 ‘한국 재래시장’에 관한 책의 취재 차 이번에 다시 한국에 오게 됐다”고 했다.
 
그녀는 지난 달부터 인천 시장박람회와 전주남부시장 청년몰 야시장을 체험하고 이번엔 완주 고산시장 벼룩시장에 참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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