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라 공동체

  • 이달 완두콩
  • 품앗이 칼럼
  • 지난 완두콩

웃어라 공동체

> 이달 완두콩 > 웃어라 공동체

시골 아낙의 끈기로 젊은 입맛 사로잡아 2013-08-05

시골 아낙의 끈기로 젊은 입맛 사로잡아

시골 아낙의 끈기로 젊은 입맛 사로잡아
 
콩 패티 개발 시행착오 3년만에 결실… 재료 대부분 직접 길러 마을에도 활력

 
 
콩버거 ‘수월리아’ 상관 수월영농조합
 
상관 수월영농조합 이영애 대표와 조합원인 마을 주민들은 요새 새벽 5시면 어김없이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콩버거’를 만들기 위해서다. 수월마을 마을사업으로 ‘수월리아’라는 이름을 가진 콩버거는 최근 입소문과 로컬푸드 바람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다.
 
8월 1일 새벽 5시. 피곤한 눈을 비비며 어김없이 콩버거 가공장에 모여 앉은 이 대표와 조합원들은 이날 아침 모악산 로컬푸드 해피스테이션과 효자동 직매장에 납품할 콩버거와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이것들은 바로 이 대표의 차에 실려 모악산 해피스테이션과 효자동직매장으로 직행한다. 모악산의 경우 이른 아침 등산객들이 많아서 조금 더 서두른다.
 
수월마을 사람들과 콩버거와의 인연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녀회장을 맡아 대둔산 음식축제 때 도토리묵을 말려 반찬을 만들었는데 이게 대상을 받았어요. 그때부터 마을공동체사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죠.” 이 대표는 “주민토론을 통해 마을에서 많이 생산하는 콩으로 사업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콩고기와 콩패티를 이용해 햄버거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와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콩고기를 만들어 본적도 없었고 주민들의 관심도 낮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콩버거는 맛도 나지 않았고 모양마저 우스꽝스러웠다. 모든 게 서툴렀다. 사업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주민과의 마찰도 일었다.
 
이 대표는 “계속 실패하니깐 그만하자고 하는 사람도 많았다”며 “만들어놓은 콩패티가 냉장고에 쌓여가는 것을 보고 주민들이 좋아할 리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주민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행정도 적극적으로 도왔다. 이런 노력 덕일까. 2011년 완주 와일드푸드축제를 앞두고 열린 음식품평회에서 퓨전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일을 계기로 주민들은 자신감을 갖게 됐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그 다음해인 2012년에는 참살기좋은마을에 선정됐고 올 초에는 마을기업으로 선정돼 수월영농조합법인을 출범시켰다. 처음에는 마을경로당에서 만들었지만 지금은 번듯한 가공장도 구비했다. 
 
수월마을 전체 25가구 중 15가구가 조합에 참여했고 8명의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콩버거를 만들고 있다. 
꼭두새벽부터 콩버거를 만든 김순영(78) 할머니는 “아침마다 동네사람 여럿이 일하는 게 재미있다”며 “이제 아침에 안 나오면 심심하다”고 했다.
 
이영(74) 할머니도 “우리 같이 늙은 사람들도 할 일이 있다는 게 고맙다”며 “새벽부터 일해도 피곤한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콩버거의 주재료는 콩이다. 패티를 콩으로 만드는데 표고버섯과 들깨, 땅콩, 감자, 양파 등이 들어간다. 버거 빵과 샌드위치는 모두 마커쿠키 쌀빵을 쓰고 있다. 샌드위치는 햄과 계란, 오이, 토마토, 양상추 등을 넣고 마요네즈에 콩가루를 섞어 만든 소스를 넣는다. 오이 등의 채소류는 직접 길러 사용하고 모든 재료는 마을에서 생산한 것을 쓴다는 원칙하에 부족분은 상관지역에서 난 것을 이용하려고 한다. 이렇게 만든 콩버거는 하루 40~50개, 샌드위치는 30개씩 팔린다. 콩버거와 샌드위치는 각 3500원이다.
 
이 대표는 “농촌에는 조손가정 등 어려운 이웃이 많은데 안정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면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한편 수월영농조합은 상품 다양화를 위해 ‘콩가스’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9-수월리아.jpg
Tip 수월마을 콩버거는
 
양상추는 씻어놓으면 색이 변해 아침에 씻어 넣는다. 양파는 독한 맛을 제거하기 위해 채썰어 물에 담근다. 토마토 등 모든 채소류는 그날그날 신선한 재료를 이용한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이전글
한 땀 한 땀 생활에 꽃을 피우다
다음글
한국흙건축학교, 흙집짓기과정 3기 교육
코멘트 작성 ※ 최대 입력 글자 수 한글 120자 (255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