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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로 마초와 함께하는 그녀를 만나다 2013-12-15

난로 마초와 함께하는 그녀를 만나다

난로 마초와 함께하는 그녀를 만나다
 
마초들이 가득한 축제. 올 초에 열렸던 ‘나는 난로다’축제에 마실 갔다가 느꼈는데 이번에도 그 느낌은 맞았다. 마초들이 그득 이다. 마초남과 허세남을 비슷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분명 다른 개념이다. 허세남은 말로만 난로를 만드는 사람이고 마초남은 정말 땀을 흘려 두 손으로 난로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마초남은 좀 더 순수하다고 할 수 있겠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나로서는 ‘나는 난로다’같은 축제가 정말 축제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만나봤다. 자급자족 마초와 함께 사는 여인들을.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나 역시도 순수마초 한 분 만나 귀농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말이다.
 
난로 만들기에 흠뻑 빠진 남편과 순창으로 귀농하여 살고 있는 이명순(34)씨를 만나봤다. 사심 가득 담긴 인터뷰 시작 된다.
 
이명순: 처음에는 제가 먼저 꼬셨죠.
 
완두콩: 남편 분을요?
 
이명순: 아니요. 귀농 하자구요. 처음에는 제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죠.
근데 남편은 도시가 좋대요. 귀농 하더라도 좀 더 나이 들어서 돈 모으면 은퇴하고 땅 사고 집사서 귀농을 하자고 그러더라고요. 저는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귀농하고 싶었어요.
서로 대화를 하면서 의견을 좁혀나갔죠. 그래서 결혼하자마자 진안에 신혼집을 차려면서 귀농을 하게 되었어요. 올 7월에는 순창으로 이사 와서 살고 있어요. 마을 분들이 땅 300평을 빌려 주셨는데 직접 가서 보면 너무 넓어요. 그걸 다 어떻게 하지 싶은데 남편이랑 잘 해봐야죠.
 
완두콩: 왜 귀농을 결심하셨어요.
 
이명순: 제 생각에 서울은 뼈 빠지게 일해도 먹고 사는 것이 힘들고 다 돈으로 해결해야 하는 곳 같아요. 근데 시골에서는 몸만 부지런하면 굶어 죽지는 않겠더라구요. 귀농하면서 십년 후 계획을 세웠어요. 물질의 의존도를 줄이고 살아 보자에요.
시골에서는 이것저것을 스스로 해야 해요. 서울에서는 전화 한통이면 보일러 고치러 오잖아요. 여기서는 직접 해야 해요. 그래서 요즘 남편이 난로에 대해 공부하는데 그런거 보면 듬직하죠. 빨리빨리 배워야 하는데 제가 옆에서 더 잘할 수 없냐고 다그치고 있어요. ^^
남편이 시골 삶을 싫어 할 수 있잖아요. 몸이 고되고 문화생활도 못하고 스트레스 해소할 수 있는 곳도 없고 말이죠. 근데 나의 제안에 같이 시골에 와서 사니까 고맙죠. 이렇게 살다보면 십년 후에는 자급자족하는 삶에 가까워 있지 않을 까요.
남편이 신청해 왔는데 정말 재밌네요.
 
완두콩: 난로 마초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명순: 좋죠. 다 기술자분들이잖아요. 그 분야에서 전문적인 분들이시고. 만능엔터테이너에요. 아까 어떤 남자분이 장작을 패는데 백발백중은 물론이거니와 도끼가 장작을 쪼개는 소리가 너무 환상적인 거예요. 그래서 옆에서 막 호응을 보냈지요. 그런데 굳이 장작을 그만 패도 되는데 계속 하시더라구요.^^
 
완두콩: ‘나는 난로다’는 명순씨에게 어떤 의미 인가요?
 
이명순: 사실 저는 안 오고 싶었는데 남편이 제것까지 참가신청을 해 놓았더라구요. 근데 와서 참가해보니까 너무 재미있어요. 시골에 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들이잖아요.
 
/글·사진=장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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