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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이하는 사람들] 봉동 농기계1192024-02-19

[봄을 맞이하는 사람들] 봉동 농기계119

[봄을 맞이하는 사람들] 봉동 농기계119


도움 필요한 곳 달려가 고쳐드릴터이니

이 농기계로 풍년농사 이루시오




봉동 은하리 출신의 청년 사장 전승일(33) 씨는 어느덧 1년째 농기계 전문 수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승일 씨는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달려가는 소방차처럼 농기계 고장을 빨리 해결해 드리겠다는 다짐을 담아 '농기계119'라고 이름 지었다"며 웃었다.


농기계119 청년 사장 전승일 씨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하는 봄이 오기까지 한참 남았는데 수리점 안에는 벌써 커다란 트랙터가 놓여 있었다.

"모내기철인 5~6월과 추수철인 10월이 가장 바쁘죠. 그 시기에 트랙터나 콤바인이 고장 났다는 연락을 자주 받아요. 제초기와 경운기 등의 소형 기계는 사계절 내내 쓰이는 것들이라 겨울에 고치러 오시는 경우도 많아요. 오늘처럼 농번기 이전에 방문하시는 분들은 대형 기계의 부품을 교체하거나 어디 이상은 없는지 미리 점검하러 오시는 거예요."


트랙터의 나사를 풀고 부품을 분해하는 승일 씨의 손길이 아주 능숙해 보였다. 이전에도 농기계 수리하는 일을 했었는지 묻자 그는 봉동농협 농기계수리센터에서 일했었다고 답했다.

"정읍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일반 회사에서 물류 관리하는 일을 했어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의 추천으로 봉동농협에서 농기계 수리하는 일을 처음 하게 됐죠."


승일 씨는 5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수리점을 개업하기로 결심했다. 퇴사하기 전까지 근무 시간 외에 틈틈이 개업 준비를 해온 것이다. 직접 공구를 구매하고 수리점이 들어설 부지도 둘러보고 다녔다. 발품 팔아 차근차근 준비해온 덕분에 지난해 2월 4일, 계획대로 수리점을 열 수 있었다. 개업 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년의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어려운 일은 없었는지 물었다.

"농협 수리센터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분들이 개업 후에 많이 찾아와주셨어요. 그 덕에 초기인데도 큰 어려움 없이 지금까지 일을 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농기계 수리업계에서 보기 힘든 청년인 승일 씨에 대해 수리점을 방문한 사람들이 대단한 친구라며 입을 모은다. 이날 수리점을 찾은 고객은 "젊은 친구가 이쪽 업계에서 이렇게 혼자 나와서 사업장 차리기가 아무래도 쉽지 않다. 찾아오는 손님들 맞이도 잘 하고 성실해서 다들 좋아한다"고 말했다.


자기 손을 거친 농기계가 제대로 움직일 때 승일 씨는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종종 농기계를 잘 고쳐주어서 고맙다며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들고 오시는 손님들도 있다. 승일 씨는 그럴 때마다 마음이 뭉클해진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만 해주셔도 기분이 좋은데 손수 기른 채소까지 챙겨 주시면 무척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죠. 양이 적은지 많은지 상관없이 그분들의 진심이 담긴 선물이잖아요."


개업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 사업 초기다. 승일 씨에게 앞으로 바라는 게 있는지 물었다.

"기계 수리를 하다 보면 중고 장사를 겸하게 되는데. 그데 수리하는 것보다 돈이 더 되는 일이긴 하죠. 그런데 그쪽에 너무 정신이 쏠리면 수리를 소홀히 할 것 같아서 한동안은 수리하는 일에만 집중하려고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작년만큼만 바쁘게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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