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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37] 농살림2023-07-25

[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37] 농살림

먹거리를 직접 기르고 밥상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완주에 온지도 어느덧 6년이 되었다. 텃밭에서 농사를 지으며 꾸준히 농사 선배들을 만나고 씨앗을 중심으로 토양을 돌보며 다양한 실험과 실패 속에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매년 텃밭으로 향하고 있다. 온통 관심사가 농사지어 먹고살고 마음공부하는 것에 있다보니 평범한 삶을 지향하며 적당히 돈벌고 여행 좋아하는 짝꿍과 이렇게 저렇게 맞춰가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작은 시골마을에서 숲을 배경으로 살고있다. 말만 들으면 영화 리틀포레스트처럼 살 것 같은 그림이지만, 텃밭에서 모든 작물을 자급하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돈이 필요하고 장을 보려면 차를 타고 나가야 하는게 현실이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경천 하나로마트에서는 가공품을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모두가 농사짓는 시골이라 굳이 남들 다 심는 채소나 생물을 팔 이유가 없다. 오히려 여기서는 자급하기 어려운 가공류의 식품들이 더 희소성있고 필요하다. 장류, 가루, 기름, 등을 사려면 고산까지 나가야만 한다. 차를타고 20분을 달려 요리에 필요한 식료품을 구입하고 나간 김에 마실을 가기도 한다.


지역에서도 도시와 마찬가지로 경제살림을 고민할 수 밖에 없고, 여기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나가야한다. 지역에서의 관계도 그렇고 경제적인 여건으로 다시 농촌을 떠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나는 나보다 앞서서 귀농귀촌한 선배들의 삶을 참고하곤 한다. 몇십년이 지난 후에도 계속해서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는 분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선배농부들을 직접 만난 경험으로는 대부분 수많은 시행착오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농사를 짓고 먹거리를 길러내며 삶의 영역을 넓혀나갔다.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부라는 직업 외에도 글 기고, 강연, 가공품 생산, 교육농장으로 을 중심으로한 삶을 살고 계셨다.


농사는 생명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는 인간 최초의 문명이다. 계속해서 사람살이가 팍팍하고 기후변화가 가속화 되는 시대에 농사를 지으며 토양을 복원하고 인간이 지구의 한 종으로써 다른 생명들과 조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농살림에 있다. 19세기 임원경제지의 저자 서유구 선생님이 말씀하셨듯 농사가 가정과 마을, 나아가 나라를 구성한다고 믿는다. 경제적인 부분 역시 1차 생산을 담당하는 농업과 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여 더욱이 농경문화에 관심을 갖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농사가 건강과 경제와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생명을 살리고, 인간과 자연을 연결하며 지구상 수많은 종 중의 하나로서 다른 생명들과 이어주는 행위가 되기를 바란다.


/2018년 완주로 귀촌한 신미연은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제로웨이스트,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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