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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석의 완주곤동체이야기] 메뚜기2023-07-25

[이근석의 완주곤동체이야기] 메뚜기

메뚜기 


농촌에서는 오월 초부터 논농사를 준비한다. 볍씨 소독하기를 시작으로 볍씨를 담갔다가, 못자리를 만든다. 몇 해 전부터 농협의 것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아직 우리 주변에는 논 한 귀퉁이에 올 농사를 위해 못자리를 만들어 놓은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벌써 모내기를 한 논도 두문두문 볼 수 있지만 이제 모내기가 한창일 시기가 오고 있다.

흔히 벼농사를 시작으로 농사철이 시작되었다고 하고 끝나는 시기에 오면 농한기가 왔다고 한다. 흔히 말하는 농한기가 이제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말이다. 벼농사만으로 가정 경제를 꾸리기에 턱없이 부족하니 이모작을 한다. 고산지역만 해도 이 시기에 마늘과 양파를 심어 부족한 경제를 메꾸어 나가기에 항시 바쁘다. 논농사하랴 밭농사하랴 쉴 틈이 없다. 그래도 논농사를 짓는 이 시기에 집중해서 모든 일을 하게 되어 있다. 심지어 대개의 모임도 이 시기에는 자제하는 형편이다.


한철(절기로는 하지에서 추분)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고 농사일에 몰두하는 시기이다.

지금은 흔하게 마주 못하지만 예전에는 논두렁을 걷다보면 논으로 푸드덕 날아가는 모습을 본 기억이 있지만, 이제는 친환경 논이 아닌 이상 이런 광경을 보기 어려운 형편이다.


메뚜기는 7,8월 한창 뜨거운 시기에 논에서 벼 잎을 먹고 살아간다.

우리가 대표적인 단어로 메뚜기라고 부르지만 그 안에는 여치, 땅강아지 등 두꺼운 앞날개와 뒷날개를 가지고 있는 곤충들을 가리키고 있다. 물론 날개가 퇴화하여 작은 종도 있다. 자료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약 24천 종이 기록되어 있고, 우리나라에는 약 130종이 있다고 한다.


고사성어에 사용되는 메뚜기도 한철이다라는 말이 있다. 일이 잘 되고 있는 상황을 표현한 말이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이 한철이라는 말은 어려운 상황을 극적으로 반대로 표현한 말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이 어려운 일을 당면하게 되면 어른들은 이 또한 지나갈 거다라고 위로를 한다. ‘메뚜기도 한철이다라는 말이나, ‘이 또한 지나갈 거다라는 말을 우리가 깊게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우리 생활이 한철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무슨 일을 계획하고 도모하든 이제는 지속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하게 되었다.

지속가능성이라는 말처럼 부담되는 단어도 없지만 이를 경시해서 반짝하는, 튀는 보이주기식으로 일을 도모하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의 단어이기도 하다.


개인이든 공동체이든 행정이든 모든 일에 적용해서 생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본다.


/이근석은 귀촌해서 고산 성재리 화전마을에 살고 있다. 전북의제21 사무처장을 거쳐 지금은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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